서울 잠실 재건축 주공 일대 ‘신흥 학원타운’ 떠올라



2008년까지 2만4479채의 재건축 아파트가 들어서는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가 ‘신흥 학원타운’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입주가 시작되는 잠실 주공아파트 4단지와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3단지 일대에서는 벌써부터 대형 학원들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입시전문학원인 대성학원은 이달 초부터 주공 4단지 맞은편에서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성 N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다른 분원(分院)과 달리 본사가 직영에 나설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

또 대성학원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투자를 받아 11월 말쯤 주공 4단지 대각선 맞은편에 대입학원 ‘마이맥대성’을 열 계획이다.

최근 온라인 입시학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유웨이에듀 오성학원’도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 부근에 다음 달 문을 연다는 목표로 자리 물색에 나섰다.

박성호 오성학원 상무는 “주공 4단지 앞 사거리 근처의 100억 원대 건물을 사기 위해 협상 중”이라며 “매입에 실패하면 4단지 내 상가를 임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과 더불어 입시학원가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메가스터디’ 역시 최근 이 지역에서 학원 터와 건물을 물색하고 있다.

학원업계 4, 5위권으로 꼽히는 ‘고려학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 지역의 건물 임대료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 평당 650만 원 정도였던 건물 임대료는 최근 평당 730만∼800만 원으로까지 치솟았다.

특히 학원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3단지와 4단지 사이 사거리 주변은 300평짜리 건물의 임대료가 보증금 2억 원에 월세 2000만 원을 넘나들고 있다는 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의 귀띔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유병화 이사는 “잠실 주공아파트 주변은 건물 임대료가 비싸지만 서울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 중 하나라는 점에서 대형 학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잠재력으로 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못지않다”고 평가했다.

대형 입시학원들이 몰리면서 일부 주민은 ‘학원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도 했다.

주공 3단지에서 18년 동안 살다 올해 말에 재입주를 앞두고 있는 주부 서모(54) 씨는 “아이들이 모두 자라 학원 보낼 일은 없지만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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