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처리’ 상가분양물량, 벌레 먹은 장미?
가격 싸지만 따져야 할 사항 많아

경기 불황 등으로 상가시장에도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면서 업체들이 잔여 점포를 털어내기 위한 ‘땡처리(떨이)’ 분양에 나서고 있다.

상가업계에 따르면 분양업체들이 미분양 점포를 소화하기 어렵자 분양가 할인, 금융 혜택, 경품 제공 등의 조건을 내걸고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분양 어렵자 ‘가격할인’ 내세워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안양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상가인 메쎄는 최근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최근 분양가를 평당 최대 600만원 깎아주는 조건을 내세우며 막바지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메쎄 분양대행사 한 관계자는 “초기 분양가가 평당 4800만∼5000만원(1층 기준)으로 비싸 분양률이 50%대에 머물고 있다”며 “잔여물량을 조기 처분하기 위해 가격을 평균 10% 가량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분양한 인천시 부평구 테마프라자도 3800만∼4000만원에 달하던 평당 분양가를 최근 500만원 가량 하향 조정했다. 테마프라자 박동준 총괄본부장은 “비싼 땅값(평당 3100만원) 때문에 분양가가 높았다”며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할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정보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에 따르면 최근 한두 달새 미분양 점포 해소를 위해 공개적으로 분양가를 내린 상가가 서울ㆍ수도권 만에만 20여 개에 달한다.

상가뉴스레이다 정미현 연구원은 “3월부터 분양이 어렵자 분양가를 할인해주는 상가가 늘고 있다”며 “비공개적으로 값을 10∼15% 정도 깎아주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투자자 관심 끌기 위해 경품 내걸기도

막바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상가도 등장했다.

지난해 6월부터 서울 중구 남대문에서 임대 분양에 나선 액세서리 전문상가 올뜨레는 임차인 모집이 어렵자 승용차, 벽걸이 TV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반응은 냉랭해 분양률은 여전히 50%선을 밑돈다.

올뜨레 신철호 팀장은 “내수 침체로 상가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자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다양한 분양 마케팅을 펼치지만 별무소득이다”며 하소연했다.

일부 상가에선 분양가의 일부를 무이자로 대출해 주기도 한다. 국내 최초 실내 스키돔이라는 컨셉을 내걸고 지난해부터 분양한 부산 남구 대연동 스노우캐슬은 전체 분양가의 30%를 빌려 준다. 프라임개발은 올해 7월 복합쇼핑몰 ‘신도림역 테크노마트’의 준공을 앞두고 분양대금의 40% 이내에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해 주고 있다.

경기도 부천 데카에셋프라자는 점포내 병ㆍ의원 개원시 전체 분양가의 5%를 홍보비, 인테리어비 등으로 지급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분양가 싸다고 ‘묻지마 투자’는 금물

테마 쇼핑몰도 신규 분양보다는 잔여 점포를 처분하는 ‘떨이 분양’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입점이 임박하거나 준공 이후 잔여 물량이 적잖게 적체된 테마 쇼핑몰은 각종 ‘당근’을 제시하며 미분양 물량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분양중인 한 테마 쇼핑몰은 비공개로 전체 분양가의 10%을 깎아주는 조건으로 회사 보유분을 특별 분양하고 있다.

상가114 권혁춘 팀장은 “일부 테마 쇼핑몰들은 자칫하면 부동산 ‘떨이시장’인 경매로 떨어질 판”이라며 “때문에 잔여 분양 처리를 위한 전략 수립에 고심하지만 워낙 시장이 침체돼 뾰족한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가 업체들이 각종 혜택을 내세워 분양률을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유는 기대와는 달리 상가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비용 증가에 부담이 큰 업체들이 기대했던 상가시장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서둘러 분양을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대부분 분양 초기에 팔려 나가는 우량 점포에 비해 ‘끝물’ 점포는 투자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며 ”입지가 뛰어난 상가라도 미분양 이유를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neodel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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