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기타)

아파트도 ''작명(作名) 시대''

중개사 2008. 5. 14. 10:07
아파트도 '작명(作名) 시대'
주민들이 전문업체에 의뢰해 이름짓는 경우 늘어

아파트의 '주민 브랜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전문업체에 의뢰해 이름을 짓는 아파트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주로 시공사 브랜드가 간판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공사 브랜드만으론 다른 단지와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더 차별화한 주민 브랜드가 선호되고 있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리센츠’(RICENTZ)라는 이름을 지었다. 지역적으로 한강과 가깝고 잠실 중심는 특성을 감안해 강을 뜻하는 ‘리버’(River)와 중심을 의미하는 ‘센터’(Center) 등을 합성한 것이다.

인근의 시영 재건축조합도 지난달 ‘파크리오’(ParkLio)라는 이름을 공개했다.

주민들 "시공사 브랜드 사용하면 단지 정체성 못 살려"

시영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브랜드를 사용하면 우리 아파트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06년 말 전문 업체에 의뢰해 새 이름을 짓게 됐다”고 전했다. 미리 지어 뒀다 8월 입주에 맞춰 공개한 것이다.

잠실 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 지난해 말 ‘엘스’(L’s)라는 이름을 지었다. 지난해 8월 입주한 잠실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도 ‘트리지움’(IIIㆍZIUM)이라는 브랜드를 쓰고 있다. 2006년 2월 입주한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렉슬’도 마찬가지.

브랜드 개발 업체에는 일감이 밀려든다. 래미안·자이 등 유명 아파트 브랜드를 만든 브랜드메이저의 정지원 이사는 “아파트 브랜드의 경우 그동안 업체들의 의뢰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에는 재건축·재개발조합의 주문이 많다”며 “잠실 주공2단지에 이어 최근에는 강동·서초구 등지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 "브랜드 못써 자존심 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파트 이름을 짓는 데는 보통 1억~2억원의 비용이 든다. 잠실 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김순경 이사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고만고만한 아파트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고 특화하기 위한 일종의 투자”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은 기분이 좋지 않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의 아파트 브랜드는 그 업체의 얼굴이자 자존심”이라며 “때문에 시공사의 브랜드를 달지 못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