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차이나타운’ 부푼꿈
명동에 ‘차이나타운’ 부푼꿈 | |
24층 중국대사관 2010년 완공…상권 활성화 기대 | |
이듬해 청나라가 서울로 파견한 한성주재 청국상무총판 천수탕은 이경하의 집과 일대의 땅을 요구했다. 조정과 한성부에서 가깝다는 이유였다. 그는 이 곳에 조선의 내정간섭 기관을 설치했고, 후임자인 위안스카이도 1889년부터 이 곳에서 10년 동안 조선을 쥐고 흔들었다. 이 건물은 한일합방 뒤 잠시 일본인이 소유했으나, 1920년대 다시 중국인의 소유로 넘어갔다. 해방 뒤에는 주한대만대사관으로 줄곧 쓰이다가 1992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하면서 주한중국대사관으로 바뀌었다. 2002년 중국대사관이 효자동으로 이전한 뒤로는 오랜 기능을 상실했다. 한·중 관계의 부침을 한 세기가 넘도록 목격한 서울 명동2가 옛 중국대사관 터에 24층 규모의 중국대사관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열어 명동관광특구 안 중국대사관 특별계획구역 세부 개발계획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정안에 따르면, 중국대사관은 용적률 136.66%를 적용해 높이 90m 이하, 지하 2층, 지상 최고 층수 24층, 연면적 1만7199㎡ 규모로 지어진다. 지상 2층까지는 사무와 접견 공간 등 업무시설이 들어서고 3층부터는 업무동과 직원 숙소동 두개 건물로 만들어진다. 업무동은 10층, 숙소동은 24층 높이로 조성된다. 이 건물은 올해 안에 착공돼 2010년께 완공된다. 명동 주변 중국계 상인들도 대사관 건축 소식에 화색이 감돌았다. 대사관 앞에서 2대째 중국 관련 상점을 경영하고 있다는 왕성제씨는 “중국대사관이 이전하고, 중앙우체국도 한동안 공사를 하면서 유동인구가 줄어 주변 상권이 오랫동안 침체기를 맞았다”면서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차이나타운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대사관이 완공되면 또 하나의 차이나타운이 자연스럽게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대사관 앞에서 40년째 환전소를 운영한 왕성근(60)씨도 “중국대사관 앞이 명동에서 가장 한적한 거리였는데, 이제는 다시 상권이 활성화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