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꼬지에’ 구종순 사장.
‘모꼬지에’의 대표 음식은 ‘순쫄’과 ‘순라’. 사장이 직접 개발한, 순두부찌개에 쫄면과 라면을 넣은 이색 메뉴다. 여성 2명을 기준으로, 순쫄 한 그릇에 자장과 고추장이 반반씩 섞인 떡볶이 기본을 먹고, 여기에 밥 한 공기를 비벼 먹은 뒤 마지막에 딸기빙수로 마무리하면 제대로 즐긴 것이다. 세 가지 메뉴의 값을 다 합쳐도 겨우 8000원. 이 가격도 지난해에야 올랐다.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데 휴일엔 가족 손님이 많아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진다. 구종순(62) 사장은 “몸은 힘들지만 잊지 않고 찾아주는 학생들 때문에 매일 가게 문을 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순두부와 함께하는 송파구 여성들의 잔잔한 추억은 시간이 흘러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소나무 향, 녹색의 아름다움까지 한강 지류가 흐르는 주위로 소나무가 밀집한 언덕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인 ‘송파(松坡)’. 경관이 뛰어나 여러 문인들이 세속의 근심을 잠시 잊고 ‘자연친화’ ‘물심일여’의 감상에 젖곤 했던 곳이기도 하다. 옛 나루터에서 배 타니 몸과 마음 편안하고, 시원스러움에 낮 더위 씻겨지네. 산빛 모두 빛기운 머금었고, 물기 더불어 바람도 불어와 비치는 햇살에 온몸이 맑아지네. 옷깃 풀어헤치니 온갖 근심 부질없구나. -‘추사’ 김정희의 절친한 벗이던 ‘황산’ 김유근의 ‘松坡舟中’ 중에서  | ‘웰빙형’ 고급 아파트로 변신한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
이렇듯 소나무의 진한 향이 진동했던 송파는 계속 ‘녹색’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고층 아파트와 문화·편의시설 등이 신축되고 있음에도 전체 면적의 32.4%(10.98km2)가 녹지로 조성됐다. 서울시내 최대 녹지율이다. 공원 수도 114개로 가장 많다. 송파구청 주도의 친환경 정책도 계속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송파구청은 지난 5월 자연생태도시 조성을 총괄하는 민·관 합동의 녹색송파위원회를 출범시켜 체계적으로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월엔 친환경주거문화대상에서 도시모델부문 환경부장관상을 받았으며, 6월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서울시 최초로 안전도시 인증까지 받았다. 변두리 마을의 완벽한 변신. 그저 새롭게 거듭난 모습에 감탄만 나온다. INTERVIEW●김영순 송파구청장 “선진국형 모델에 근접 … 미래가치 어느 지역구도 따라올 수 없을 것”
| 김영순(59·사진) 송파구청장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정무2차관을 지낸 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그 후 대한보건복지협회 부회장과 전문직 여성클럽 한국연맹 회장을 맡았고, 2006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제4대 민선 송파구청장에 당선됐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손길로 지역 주민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구청 행정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화, 교육, 환경 면에서 큰 발전상이 보인다. 특히 삶의 질을 높이는 각종 시설과 볼거리가 풍성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옵션, 삶의 미래가치를 생각해본다면 단연 송파구가 서울에서 최고다. 강남구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별화돼 있고, 미래가치 면에서는 오히려 주목받을 만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아름다운 자연환경뿐 아니라 격조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다는 것도 우리 구의 자랑이다. 단적으로 표현하면 자유롭게 스포츠웨어를 입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선진국형 모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송파구다.” -경제 분야는 어떤가. “강남구보다는 자족기능을 많이 갖추지 못했지만 삼성동 코엑스보다 6배 넓은 동남권 유통단지가 올 연말쯤 입주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첨단 산업 및 업무 시설이 들어설 문정동 미래형 업무단지 역시 경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구청장이 되면서 웅변했던 ‘주민 참여 행정’ ‘함께하는 행정’의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에 보람을 느낀다. 이런 부분이 객관적 평가로 이어져 더 기쁘다. 송파구는 구민의 10% 가까이 되는 7만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1만 시간 이상 자원봉사자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배출했다. 참 아름답다. 내가 꿈꾸는 참여행정의 모습이다. 가임 여성 수영장 이용료 할인, 국내 최초의 아토피 피부염 어린이집 개원 등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한 성과를 낸 것도 보람 중 하나다.” -강남구만큼이나 송파구 사람들도 재건축에 관심이 많다. “이미 잠실 1~4단지 등 저층 아파트 2만4000가구 재건축이 완료됐다. 가락시영과 한강변 일대 장미, 진주 등 고층 아파트 재건축만이 남아 있다. 이는 강변을 따라 반포 압구정 잠실로 이어지는 고층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정부 정책에 따라 해결돼야 할 부분이다.” -송파구가 나아갈 방향은. “장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개선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자연환경이 더없이 잘 가꿔진 도시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통해 가장 인간친화적이고 살맛 나는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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