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기획기사
하남시미사리 옛 카페촌
중개사
2009. 5. 4. 13:48
[수도권/그 골목엔 뭔가 있다]<16>하남시미사리 옛 카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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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라이브카페 빠져나간 자리에 70여 맛집들 성황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곳이 바로 경기 하남시 미사리다. 행정구역으로는 미사동과 덕풍동, 망월동, 창우동 일대를 말한다.
미사리는 시원한 강물을 바라보며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데이트 명소였다.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0년대 후반 어둠이 내린 미사리 곳곳에서는 통기타 선율이 울려 퍼졌다. 대중문화에 복고 바람이 불면서 1970, 80년대 가수들이 미사리 카페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10여 년이 지난 요즘은 어떨까? 이제 미사리에서 통기타 연주를 듣기는 쉽지 않다.
그 대신 점심이나 저녁 때 연인,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승용차 행렬이 줄을 잇는다. 카페촌으로 이름을 알린 미사리가 이제 수도권의 새로운 맛집 거리로 탈바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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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가 카페촌의 명성을 얻은 때는 1999년경이다. 라이브 카페 ‘록시’가 1997년 처음 문을 연 뒤 비슷한 카페가 하나 둘씩 생기더니 60곳 가까이 늘어났다.
신세대 가수들에게 밀려 TV에서 사라졌던 가수들이 이곳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1년을 정점으로 미사리 카페촌의 명성은 쇠락하기 시작했다.
업소들의 과열 경쟁으로 가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덩달아 한 잔에 2만∼3만 원 하는 커피가 등장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결국 손님들의 발길은 끊겼고 문을 닫는 카페가 속출했다. 현재는 6곳 정도가 남아 있고 이 중 ‘7080’ 음악을 들려주는 곳은 록시 등 4곳 정도에 불과하다.
미사리가 활기를 되찾은 것은 2∼3년 전부터다. 문 닫힌 카페 건물에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멋스러운 외관을 그대로 살린 채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전문점 등으로 바뀐 것이다.
중국요리 전문점 ‘싼타나’ 역시 꽤 유명한 라이브 카페였다.
3년 전 건물을 인수한 신지호 씨(37)는 “카페가 워낙 알려진 곳이어서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며 “옛날 기억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도 꽤 많다”고 말했다.
새로 문을 연 식당들도 특색 있는 인테리어로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2년 전 문을 연 ‘삼교리 동치미 막국수’ 식당 역시 숲 속 별장 같은 건물 모습 덕분에 미사리의 명소 중 하나가 됐다.
현재 약 70곳의 식당이 미사리 일대에 몰려 있다.
○ 친환경 관광지 개발 추진
미사리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미사로’가 지난해 8차로로 확장됐다. 올 하반기에는 남양주시와 연결되는 ‘미사대교’도 개통돼 강북 지역과의 접근성도 편리해진다.
지난해부터는 바로 옆 풍산택지개발지구의 입주가 시작됐다. 이곳에는 아파트 등 5000채가 넘는 주택이 들어선다.
록시의 우제식 사장(56)은 “몇 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미사리라는 이름 때문에 버티고 있다”며 “다행히 앞으로 주변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여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시도 미사리 일대를 친환경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강 및 둔치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한 생태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미사리 일대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이용해 수도권 주민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