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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상승 여부 불투명…성급한 추격 매수 자제를

중개사 2009. 4. 27. 17:09
"대세 상승 여부 불투명…성급한 추격 매수 자제를"
"추가 매수세 없이 강남이 시장 견인 힘들어"

최근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요즘 투자자는 물론 내집 마련을 미뤄왔던 수요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하반기 이후에나 주택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올 초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달라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일부 중개업소의 전망이 돌면서 혼선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증명하듯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강동구, 경기도 과천시 등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한 달 새 5000만~2억원이 뛰었다.

지난주부터 호가상승과 간간히 이뤄지던 거래는 멈췄지만 호가가 1000만~3000만원 정도만 떨어져 시세는 크게 변함이 없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내집 마련을 앞당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호황기던 2007년 초 시세의 95% 선을 회복한 상태로 더 이상 추가 급락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이번 들썩임은 대세 상승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일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서만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실수요자라면 내집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안개 속인 부동산 시장 전망과 지금 시점에서 내집마련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들어보았다.

“대세 상승 아닌 일시적 현상일 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아파트 값 급등을 ‘대세 상승의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대출 금리가 낮지만 펀드·주식 등에 묶인 자금이 여전히 적지 않아 주택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윳돈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움직인 것이지 내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근에 거래 움직임이 눈에 띈 곳이 강남권과 버블세븐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최근 집값 상승세는 토지보상금·저금리로 유동자금이 늘면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라며 “계속 상승세를 타려면 중산층이 움직여야 하는데 실물 경제 사정상 이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금 올라간 호가는 곧 다시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한은행 부동산팀 이남수 팀장은 “실물경제 침체로 인한 소득 감소, 구조조정 등이 본격화하면 수요가 위축돼 가격은 다시 조정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매수세가 위축되더라도 앞으로 집값 급락세는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은 투자상품으로 가치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강남권 재건축의 시세는 최근 후행하지 않고 선행하는 추세로 일부 미세한 조정은 있을 수 있다”며 “그 동안 가격이 많이 빠졌고 IMF학습 효과로 떨어졌을 때 ‘사자’라는 인식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이 너무 강남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GS건설경제연구소 지규현 연구원은 “저금리·규제완화 등으로 강남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 매수세가 없는 시장에서 과거처럼 강남시장이 전체적인 시장을 견인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수요자 내집 마련은 천천히”

최근 시장에 온기가 돌자 수도권 분양시장도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라 등에서 새로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연일 많은 사람이 몰려 여전히 내집 마련을 위한 수요자의 관심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짝 상승에 동요돼 내집마련을 서둘러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강남권 외 지역 대부분은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진 곳이 많아서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적체로 분양조건을 완화하는 등 추가 혜택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고 분석한다. 박상언 대표는 “지금은 시기보다 지역을 잘 선택해야 한다”며 “주변 호재가 많은 곳이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택지지구 등의 급매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또 강남권 분위기를 타고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강남권 추격매수로 접근 하는 방식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남수 팀장은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투자적인 측면에선 괜찮은 지역이지만 내집마련을 위한 수요자라면 호가가 많이 올라 있는 지금은 추격매수로는 맞지 않다”며 “특히 내집마련 실수요자라면 강북·수도권 등 핵심단지를 몇 군데 정해 꾸준히 가격추이를 보고 저가시점에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금리 시대라고 무리한 대출은 조심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권순형 소장은 “제로금리 시대에 과도한 기대로 무리 대출은 금물”이라며 “지금 불확실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내집마련 계획은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집값이 많이 떨어져 ‘일단 사두자’라는 식의 내집마련은 좀 더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규현 연구원은 “지금을 저가시점으로 판단해 수도권·지방 미분양주택을 구입한다면 몇 년 뒤 호황기가 왔을 땐 새 아파트가 아닌 재고주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