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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경제권 확산 현상] 뜨기 전에 선점하자

중개사 2012. 8. 24. 16:17

[지하철 경제권 확산 현상] 뜨기 전에 선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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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세권 투자는 부동산 재테크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늘면서 주변 상권이 번화하고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이 잇따라 분양되는 등 역 주변 경제권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생활 경제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지하철역 주변의 부동산 상품을 나름의 안목을 갖고 선점한다면 적잖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하철 경제권은 인근 역 주변으로 전이되는 현상이 발생해왔다.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지하철 경제권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를 분석해보고 이를 활용한 부동산 재테크 노하우를 살펴본다.

극심한 불황에도 지하철 역세권 주변 부동산은 인기몰이 중이다. 지하철 출퇴근 수요를 노린 대표 상품인 도시형 생활주택 사례를 보면 그렇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3.3㎡당 1697만원에서 올 5월 2213만원으로 상승했다. 1년 새 30% 넘게 올랐다는 얘기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건설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 도시형 생활주택이 미분양 없이 ‘완판(완전 판매)’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분양된 도시형 생활주택은 수익형 부동산 붐을 타고 대부분 수십 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일반 아파트도 역세권 효과를 톡톡히 봤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 2009년 7월부터 1년간 서초구 반포동 한신1차 매매가가 개통 당시 3.3㎡당 4389만원에서 5574만원으로 27%나 올랐다. 9호선 신반포역 주변 반포래미안 전용 84㎡는 2008년 분양가가 10억~11억원이었지만 현재 13억원 정도에 거래된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집값이 대부분 추락했지만 서현역에서 가까운 시범삼성한신아파트의 경우 집값에 별 변동이 없다. 전용 84㎡의 경우 5억5000만~6억원 수준에 거래된다.

물론 지하철 노선별로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하철 노선별로 인근 집값이 가장 높은 곳은 분당선이다. 지난 5월 기준 3.3㎡당 평균 아파트 가격이 3292만원이었다. 이어 3호선(2377만원), 9호선(2100만원), 신분당선(2080만원)순이었다. 이들 노선의 공통점은 강남권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 일대 경제권이 확산되면서 강남권에 위치한 역세권 집값이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분당선 한티역 주변에는 도곡렉슬, 도곡역 주변에는 타워팰리스 등 고가 아파트가 많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역 인근 아파트값은 3.3㎡당 1681만원이었지만 강남구만 놓고 보면 2929만원에 달했다.

9호선 신반포역 인근 집값 상승 효과

지하철 개통은 인근 상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별 역으로 볼 때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2호선, 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으로 그만큼 상권도 활성화돼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역의 1일 승하차 인원은 22만여명으로 1위였다. 이어 잠실역, 사당역, 선릉역이 뒤를 이었다. 각종 패션 브랜드 매장과 음식점, 유흥주점이 밀집한 강남역은 지하철 2호선에 이어 지난해 10월 신분당선까지 개통하면서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났다. 신분당선 양재역까지 경제권이 확대되면서 주변 집값, 상가 시세가 상승세다.

지하철 역세권 입지는 언제부터 부각됐을까. ‘시민의 발’로 정착한 우리나라 지하철은 어느새 개통 4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으로 청량리~서울역 간 첫 운행이 시작됐다. 지하철 1호선 개통 당시 교통량의 4.1%만 부담했던 지하철은 2호선부터 9호선, 신분당선까지 개통하면서 교통 수요의 50% 이상을 흡수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부각됐다. 지하철이 대중교통 수단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면서 덩달아 지하철역 주변 경제권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사 내부와 연결된 지하도상가뿐 아니라 출구 주변에는 유동인구를 유혹하기 위한 각종 상가 점포들이 등장했다.

지하철 역세권이 발달하면서 상권 확산 현상도 나타났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이 원래 대학가 상권으로 인기였지만 주변 홍익대 앞 상권도 부상하면서 요즘에는 홍대입구역 상권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역 상권도 남쪽, 북쪽으로 팽창하는 분위기다. 남쪽으로는 2008년 삼성그룹 사옥이 들어서고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상권이 넓어져 강남역 사거리~우성아파트 사거리 상권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 일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가격은 물론이고 상가 임대료도 많이 상승했다. 신분당선 강남역 4번 출구 231㎡ 매장 월세는 지난해 6월 950만원에서 올 6월 1350만원으로 50%가량 뛰었다. 북쪽으로는 2009년 9호선 신논현역이 개통된 이후 강남역 사거리에서 교보타워 사거리까지 상권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신논현역도 하루 유동인구만 5만여명에 달하는 덕분에 대로변에 위치한 유명 패션 브랜드 매장, 커피전문점 시세가 뛰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도 다른 상권과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갖췄지만 압구정역, 신사역과 가깝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인기 상권으로 부각되긴 어려웠을 거란 분석도 많다.

지하철 경제권 특징도 천차만별이다. 한 예로 대학가 상권이면서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의 경우 먹자골목, 로데오거리가 위치해 있고 주간보다는 야간 상주인구 비율이 높다. 이를 공략한 음식점, 호프전문점, 커피전문점, 유흥주점 매출이 높은 편이다. 대학로 인근 혜화역 상권은 10~30대 젊은 층 수요가 많아 패스트푸드점, 퓨전주점, 고깃집 장사가 잘된다. 이에 비해 증권가 직장인 수요가 많은 여의도역 상권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강남이나 종로, 홍익대 앞 등과는 달리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인 게 특징이다. 평일에는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장사가 잘되지만 주말에는 인구가 모두 빠져나가 토, 일요일 이틀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베드타운 기능의 수도권 신도시 역세권도 빵집, 편의점 등 생활 관련 점포를 제외하면 높은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

분당선·7호선 연장구간 눈여겨볼 만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향후 개통될 신설 역 주변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미 개통된 지하철 역세권 주변 알짜 입지는 대형 상가들이 선점하거나 권리금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자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 개통 예정인 전철 노선은 분당선 연장선, 7호선 연장선, 경의선 등이다. 분당선 연장선은 오는 10월 선릉~왕십리 구간이 개통된다. 12월에는 기흥~방죽 구간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10월 개통되는 지하철 7호선 연장선도 온수역부터 부평구청역까지 이어지면서 부천, 인천 지역을 서울 강남권과 1시간 내로 연결한다. 경의선은 과거 용산선을 지하화해 개통하는 노선이다. 디지털미디어시티~공덕 구간이 오는 12월 개통된다.

지하철 역세권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도 많다. 출구에 따라 유동인구가 확연히 다를 뿐 아니라 500m 이상 떨어진 곳도 역세권으로 통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구와의 거리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또 바쁜 출근길보다는 여유로운 퇴근길에 위치한 곳이 장사가 잘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는 곳이나 백화점, 할인점 등이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곳은 상가 점포를 오픈하기에 좋다”며 “상가 건물 안에 같은 업종이 많으면 피해야 하고 신설 역의 경우 상권이 발달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승역이라고 다 좋은 것 아니다

공덕역, 경제권 확산에 한계

환승역세권은 교통이 편리한 만큼 유동인구도 풍부해 경제권이 더욱 발달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유동인구가 많아도 사람들이 역 주변을 돌아다니지 않고 단순히 환승만 하게 되면 상가가 있는 지상에는 유동인구가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종로3가역이다. 종로3가역은 피카디리 극장이 있는 2-1번 출구 외에는 이렇다 할 상권이 별로 없다. 장용훈 부동산114 연구원은 “종로3가역은 유동인구는 많지만 점포들이 많이 노후화돼 있어 상권이라기보다는 환승역 이미지가 강하다. 종로3가역 부근에서 만나려는 사람들은 차라리 종각역이나 을지로 지역에서 만나서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5·6호선, 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과 1·2호선 중앙선 환승역인 왕십리역은 상권 규모가 작아 인기 상권으로 발달하지 못한 경우다. 공덕역은 족발과 전 골목으로 유명한 5번 출구 공덕시장만, 왕십리역은 한양대로 연결되는 6번 출구 일대만 상권이 활성화돼 있고 그마저도 규모가 크지 않다. 유영상 SG뱅크 상가경제연구소장은 “공덕역 주변은 대기업 본사와 대형 업무시설이 많지만 저층부 편의점 매장은 업무시설 내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로 여겨져 외부에서는 일반적인 상가로 보이지 않는다. ‘간판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십리역도 2000년대 중반 복합쇼핑몰 비트플렉스가 들어서면서 상권이 다소 커졌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장용훈 연구원은 “주거시설이 밀집돼 있다 보니 상권이 더 확장될 공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했다. 분당선이 연장 개통돼도 강북권 주민들이 강남으로 바로 갈 수 있어 배후수요가 오히려 이탈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환승역 주변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대체로 높은 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단일 노선 역세권 평균 집값은 3.3㎡당 1556만원이었지만 더블 역세권은 1828만원, 트리플 역세권은 2213만원으로 훨씬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