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드는 기획부동산 |
정부 바뀌면서 개발 기대감에 늘어 |
토지시장 침체와 정부 규제로 분양이 어렵자 지난해 8월 사업을 접었다. 올해 2월 그는 상호를 바꾸고 다시 사무실을 냈다. 뿔뿔이 흩어졌던 영업 직원들도 다시 불러 모았다. 최씨는 “정권이 바뀌고 토지시장에 투자심리가 살아 나는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기획부동산업계 때아닌 인력난 참여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한때 ‘사양 업종‘으로 꼽혔던 기획부동산업체가 요즘 다시 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대규모 개발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K부동산컨설팅업체 강모 사장은 “업계에선 올해 들어 3월까지 서울 강남에만 60∼100여 개 업체가 새로 문을 열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 문을 여는 업체가 급증하면서 기획부동산업계에 때아닌 인력난이 심하다. 특히 팀장인 부장급 임원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기획부동산업체에서 야전 사령관에 해당하는 부장급은 대개 경험이 풍부한 5년 이상 경력자가 맡는다. 이들의 역할에 따라 판매 실적이 좌우되는 만큼 통솔력과 영업 능력이 뛰어난 경력자를 두고 벌이는 스카웃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 토지컨설팅업체인 토지사랑L 전무는 “2005년께부터 유능한 부장급 임원들은 대부분 음식점 등을 차리고 업계를 떠나는 바람에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강남권에 오피스 품귀현상으로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 3월말 강원도 홍천군 농지 3만여㎡를 계약한 조모(51) 사장은 요즘 사무실을 보러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다. 그는 벌써 보름 가까이 서울 강남 일대를 이잡듯 돌았지만 아직 마음에 드는 사무실을 찾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획부동산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로변에는 아예 공실 사무실이 없자 요즘엔 이면도로변 근린상가를 집중적으로 뒤지고 있다. 조 사장은 “일주일 전 마음에 두었던 테헤란로 인근 빌딩을 찾아갔더니 이미 외국계 대부업체가 차지한 바람에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고 하소연했다. 반대로 사무실을 먼저 구해 놓고도 쪼개 팔 땅을 확보하지 못해 본의 아니게 개점 휴업 상태인 업체도 있다. 지난달 서울 지하철 선릉역 1번 출구 주변의 한 근린상가에 사무실을 낸 T기획부동산업체 황모 사장은 요즘 일주일 중 사흘 가량은 사무실을 비운다. 이른바 '작업할 땅'을 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마땅한 먹잇감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개발호재가 풍부한 여주·이천 일대는 아예 땅 매물이 바닥났고, 어쩌다가 나온 매물로 서너명의 매수자가 한꺼번에 달려드는 탓에 하루 아침에 호가가 치솟는다. 황씨는 “열흘 전 계약 성사 단계까지 갔던 강원도 홍천 임야를 다른 업체가 채가는 바람에 아깝게 놓쳤다. 이후로 사무실을 내고도 땅을 확보하지 못해 마음이 조급하다”고 말했다. "때는 왔다 한몫 챙기자" 바짝 분양 사무실과 땅을 모두 구하는데 성공한 업체들은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칠 새라 바짝 분양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홍천군 임야 3만6000㎡를 쪼개 파는 H그린팜은 최근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분양광고를 집중 내보내고 있다. 이 업체 김모 사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까지 광고비로만 8000여 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했다”고 귀띔했다. 합법을 강조하며 땅을 파는 업체들도 부쩍 늘고 있다. 한때 수도권과 강원도 일대에서 수십만평의 임야를 쪼개 팔았던 S업체는 요즘 방향을 바꿔 개발허가를 받아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해주는 조건으로 땅을 팔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3월부터 전원주택 건축까지 책임져 주는 조건으로 여주군 일대 임야 3만㎡를 분양 중이다. 필지별 면적은 택지가 500~650㎡이고, 주택은 연면적이 33~66㎡이다. 조기 분양을 위해 가구당 분양가도 1억원 선의 소액으로 책정했다. 이 업체 Y상무는 "투자자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피해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의해야 기획부동산업체의 땅 쪼개 팔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개별 등기를 조건으로 여주군 산북면 임야 17만㎡를 쪼개 팔던 W영림산림조합 L사장은 얼마전 잠적했다. 투자자 30명에게 땅을 쪼개 팔고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7억원을 챙겼지만 당초 약속했던 개별 등기를 못 해주는 바람에 투자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잠적하기 전 L사장은 “계약금만 우선 건네 받은 원지주가 잔금을 다 줄 때까지 소유권을 넘겨 줄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투자들에게 등기를 못해 줘 압박이 심하다“고 말했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토지시장 침체로 한동안 잠잠했던 기획부동산업체들이 요즘 부쩍 늘고 있다”며 “합법을 강조하는 업체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변형적인 방식이라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덕꾸러기'' 농지ㆍ임야 ''보배''되나 (0) | 2008.04.30 |
---|---|
수도권 토지시장에 ''웬 매물난'' (0) | 2008.04.25 |
그린벨트 풀린 집단취락지구 ''돈 되네'' (0) | 2008.03.29 |
수도권 농지ㆍ산지 가격 심상찮다 (0) | 2008.03.18 |
개발가능 용지 가리는 세분화 작업 마무리 단계 (0) | 2008.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