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그 골목엔 뭔가 있다]<11>포천 고모리 카페촌
![]() 고모루성과 변관식 선생 묘 등 문화적 요소가 결합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경기 포천시 고모리에는 전통 한옥 음식점이 생기는 등 멋스러움을 더해가고 있다. 이동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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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 ‘퇴폐’ 이미지 벗고 미술관 - 한옥 등 ‘문화의 거리’변신
시원한 저수지, 울창한 숲이 매력인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일대가 기존의 유명 카페촌 이미지에 더해 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자동차가 다니기 불편할 정도의 좁은 길이지만 고모리 골목으로 접어들면 험하지만 부드러운 곡선을 보여주는 산세와 울창한 나무, 시원한 고모리 저수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공간에 100여 개의 카페와 음식점들이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최근 문화시설이 확충되면서 수도권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고모리 일대는 1990년대 초부터 카페촌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나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카페 밀집지역이었을 뿐 문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최근 이 카페촌 내에 미술관 2곳이 공사를 마치고 올해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먹고 마시는’ 여흥이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와 예술을 함께 즐길 공간으로 만들자는 지역 주민들의 의지가 미술관 설립의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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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양풍의 카페가 주로 들어서 있는 고모리에 서울의 한 전통 한옥을 그대로 옮겨와 음식점으로 꾸몄다. 고모리 골목은 그저 둘러만 봐도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996년에도 이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해 운영하자는 자발적 운동이 일었으나 러브호텔이 대거 자리 잡으면서 이미지가 훼손돼 실현하지 못했다.
유명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또 다른 미술관 설립을 준비하는 홍승표 씨는 “이제는 향락적 업소들은 점차 퇴화하고 있기 때문에 화가와 관람객들이 더 많이 찾아와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모리에는 백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모루성’이 있다. 아직 정확한 발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정표도 마련되지 않았지만 북쪽을 향하고 있는 성의 방향이나 광개토대왕비 등의 역사 기록에 따르면 백제가 고구려의 남하를 막기 위해 만든 최전방 기지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에 한국적 산수화로 이름을 날린 소정(小亭) 변관식 선생의 묘소도 고모리 골목 중간에 있다.
한때는 후대의 화가들이 잘 보존했으나 최근에는 돌보는 사람 없어 수풀이 우거져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포천시가 최근에야 변 선생 묘소의 이정표를 설치하고 주변을 정비하기로 해 일제 때도 한국적 화풍을 잃지 않았던 기개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모리는 의정부와 포천 경계인 축석고개에서 국립수목원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직동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올라가면 나온다. 고모리 주변으로는 국립수목원과 조계종 25교구 본사인 봉선사, 아프리카 예술박물관 등이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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