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남 조명-⑤의료]해외환자 급증
뉴욕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월스트리트를 한번쯤 들르곤 한다. 세계 금융의 심장인 뉴욕에서도 거대 금융회사들의 본사들이 밀집해 있는 월스트리트는 특별히 관광지로 개발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명소가 돼 있다. 비유하자면 한국의 여의도 증권가 같은 지역을 관광객들이 찾는다는 의미인데, 세계적인 명소가 가지는 상징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강남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특성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싸이가 세계에 알린 ‘한국의 비벌리힐즈’라는 강남의 이미지는 세계적인 명소로 떠오르기엔 그래서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거리 곳곳에 크고 작은 의료기관이 있는 강남은 의료의 중심지라는 특성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강남이 의료관광을 통해 세계적인 명소로 떠오를 수 있을 지, 그 가능성과 현재의 모습에 대해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했다.<편집자 주> |
▲ 강남구 논현동에는 다수의 의료기관이 입주한 빌딩과 관광호텔이 인접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논현동 뿐만 아니라 강남역, 청담동 일대 등 이른바 ‘뷰티벨트’는 강남이 세계적 명소로 떠오를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다. ⓒ스카이데일리
[연재 순서]
싸이 ‘강남스타일’로 본 글로벌 강남관광 조명
[개괄] 강남스타일에 뜬 관광메카
[먹거리] 풍류와 맛을 아는 한국인들
[역사] 동양의 숨결이 숨쉰다
[패션] 패션 리더들의 숨결
[의료] 글로벌 의료관광 메카 부상
[쇼핑] 명품과 전통이 어우러진 쇼핑천국
[문화] 진수를 느끼는 코리안 문화
[한류] 한류스타들이 탄생하는 곳
싸이는 미국 토크쇼에 출현해 ‘강남스타일’의 강남이 어떤 곳이냐는 질문에 ‘한국의 비벌리힐즈’ 라고 답했다.
이는 강남의 이미지를 아주 잘 표현한 말이지만, 강남이 가진 다양한 얼굴들을 표현하지는 못한다.
사실 강남은 다양한 특성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도심지다. 소비와 향락의 거리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의 경제중심지이기도 하다. 또한 의료중심지이기도 하다.
수준높은 의료기관들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특성은 강남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강남의 특산품이다. 강남은 이런 의료중심지라는 특성을 살려 의료관광으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서울의 성형외과 70%가 몰린 강남
강남구에는 2011년 기준으로 2300여개의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다. 서울시 전체의 의료기관 1만5000개의 15.4%가 강남에 몰려 있는 것이다.
▲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는 청담동의 메디칼 상권 빌딩 ⓒ스카이데일리
의원급 의료기관은 모두 1300여개가 있는데, 이는 서울시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18%에 해당하는 수치다. 강남이 의료중심지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강남에서 발달한 것은 성형외과와 피부과다. 서울시 성형외과의 71.5%에 달하는 342개의 성형외과가 강남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강남 외 다른 지역에 있는 성형외과는 116개에 불과하다.
또 피부과도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다. 총 117개가 강남에 있는데, 이는 서울시 피부과의 34.5%에 해당한다.
강남역이나 논현역, 청담동 등 이른바 ‘뷰티벨트’ 일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인접하거나 동업관계를 맺고 함께 운영하는 모습이다.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성형외과와 피부과 진료를 연계해 안티에이징 진료를 표방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인프라 덕분이다.
▲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인접해 있는 청담동 빌딩 지역. 강남에는 이처럼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인접하거나 동업관계를 유지한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렇게 의료기관들이 밀집돼 있기 때문에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수한 의료기술이 발전해 가는 이점이 있다.
한국의 눈 성형 기술은 세계에서도 뛰어난 수준이며, 가슴성형을 비롯한 다양한 성형 진료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병원들이 다수 있다.
피부과 역시 피부관리를 통해 안티에이징을 실현하는 기술이 어느 곳보다 발달해 있다.
따라서 한국을 찾는 의료관광 환자들은 나이와 소득수준이 일정 이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강남의 의료수준이 세계에 알려져 의료관광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조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강남을 찾는 해외관광객의 절대 방문자수도 크게 늘고 있다.
강남구에 따르면 2011년 강남구를 찾은 해외환자의 수는 2만4535명이었다. 2011년 전국 해외환자 12만2000여명의 20.1%가 강남구를 찾은 것이다.
서울시 해외환자 중에는 31.5%가 강남구에서 진료를 받았다. 전국 기초단체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 결과 강남구 의료기관들이 2011년 해외환자를 상대로 벌어들인 진료수익은 453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전국 총 진료비 1809억원의 25.0%를 강남구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외국인환자 1인당 진료비는 194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149만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강남구 의료기관들이 성형, 피부 등의 진료를 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 해외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대표원장 ⓒ스카이데일리
130개 의료기관, 의료관광 협력기관 지정
이렇게 의료기관이 집중되면서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의료계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의료기관에 대한 인증은 국제기구인 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JCI)와 국내기관인 의료기관 평가인증원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인증범위가 병원급 의료기관 이상에 대해서만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 의료경쟁력의 핵심이 의원급 의료기관인 것을 고려하면 현실에 맞지 않는 인증제도인 셈이다.
이에 따라 강남구는 130개 의료기관을 ‘의료관광 협력 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 오라클 피부과 진료실에서는 피부관리를 위해 방문한 유명 한류스타들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걸스데이, 5돌스, 인피니트, 비스트 등 한류스타들의 흔적은 강남이 세계적 명소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130개 의료기관 중에는 성형외과가 49개로 가장 많고, 치과가 20개, 피부과가 14개로 뒤를 이었다. 검진기관도 9개 포함됐고 안과는 8개, 한방은 6개기관이 ‘의료관광 협력 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대한 의료계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우정 리젠성형외과 대표원장은 “지자체가 나서서 인증을 해주니 (의료기관의) 공신력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대표원장은 “마치 KS마크처럼 해외환자들이 믿고 찾아올 수 있어 좋다”라며 “의료기관들도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하게 돼 의료관광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이와 함께 ‘의료관광 일반 협력기관’으로 25곳도 지정해 의료관광의 인프라를 다졌다. 한국무역협회, 코엑스 등 유관기관들과 백화점 2곳, 그리고 21개 호텔이 일반 협력기관으로 지정됐다.
일반 협력기관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호텔들은 의료기관과 함께 의료관광의 핵심 인프라다. 한 호텔 관계자는 “어떤 이유에서건 강남이 주목받으면 호텔업계에는 긍정적이다”라며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호텔을 중심으로 한 ‘의료기관 협력 일반기관’들도 강남의 중요한 인프라다. 사진은 ‘의료기관 협력 일반기관’ 중 한 곳인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스카이데일리
강남은 이렇게 세계속에 의료를 특산품으로 내놓고 있지만, 선발주자들의 앞선 발걸음을 따라잡는 것은 단시간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관광에 무게를 싣고 간단한 피부관리 등을 제공하는 태국은 무려 156만명의 해외환자들이 찾았다.
관광보다 의료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싱가포르는 2010년에 72만명의 해외환자를 유치했다. 이는 한국을 찾은 해외환자 수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런 차이를 뛰어넘기 위해 우선 강남의 인지도가 무엇보다 올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과 강남의 의료관광이 점차 알려졌지만 거리와 비용 등의 문제로 강남을 찾기 힘든 해외환자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의료를 세계에 출시한 강남이 보다 글로벌한 명소로 발전하기 위해 작금의 의료관광 정책 등을 다듬을 방안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상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최대상권에 유흥업소 없는 이색지대 (0) | 2012.11.08 |
---|---|
고가명품 즐비한 가구거리 명가의 대명사 (0) | 2012.11.08 |
세계 도시코드 강남역 지하엔 ‘서민쇼핑 천국 (0) | 2012.11.08 |
강남개발 상징 개포단지 초대형 상가도 ‘썰렁’ (0) | 2012.11.08 |
법원·검찰청 사람들 찾는 ‘먹거리 단골집’ 즐비 (0) | 2012.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