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에 대규모 신도시 들어서나
구산동 일대 2720만㎡ 추진 가능성

경기도 고양시에 일산신도시보다 훨씬 큰 규모의 명품신도시가 건설될까.

고양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9일 열린 제7차 위원회에서 고양시가 상정한 ‘2020년 고양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분과위원회에 수권 위임했다. 변경안은 2006년 9월 국토해양부에서 확정한 2020년 기준 도시계획상 인구를 106만명에서 135만명으로 21만명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현재 보전(농림ㆍ녹지 등)지역으로 지정된 일산서구 구산동(행정동 송산ㆍ송포동) 일대 2720만6000㎡(822만평)를 시가화 예정용지로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시가화예정용지란 개발이 안 되는 녹지지역 등을 주거ㆍ공업ㆍ상업지역 등으로 개발하기에 앞서 도시기본계획상에 개발 예정지로 지정된 땅을 말한다. 시가화 예정용지 지정은 해당 지역이 계획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발판이 세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발가능한 시가화 예정용지 변경 추진

고양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대한 개발 압력이 거세 체계적인 도시 기반계획을 세우지 않을 경우 소규모 공장 등이 이곳 저곳에 세워지는 등 난개발 우려 때문에 아예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도 명품신도시 건설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경기도 관계자는 "시가화예정지 변경을 곧바로 신도시 추진으로 연결 짓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구산동 일대가 시가화예정지로 될 경우 경기도의 명품신도시 건설을 위한 기반은 갖춰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는 명품신도시 건설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A건설업체 관계자는 “고양시가 2년 전에 확정된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까지 특정 지역을 개발 가능한 땅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로 보기는 힘들다”며 “도시기본계획 변경안 추진은 경기도와의 교감 속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로와 바로 붙어 있으면서 일산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사이에 위치한 구산동 일대는 2006년 6월초 화성 동탄2신도시가 확정,발표되기 직전까지 명품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꼽혀왔던 곳이이기도 하다.

신도시 개발 기대감에 인근 부동산시장 ‘술렁’

명품 신도시 개발 기대감에 인근 부동산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일산신도시 서북쪽에 위치한 고양시 가좌지구내 아파트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호가도 오름세다. 가좌푸르지오 92㎡는 2억9000만~3억5000만원으로 일주일 새 2000만원 가량 호가가 뛰었다. 같은 단지 105㎡는 한달 전보다 3000만원 올라 최고 4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가좌지구 인근 파주 교하지구에서 중개업을 하는 신세계공인 관계자는 “2년 전 명품신도시 개발 기대로 들썩였던 때와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지는 않지만 발빠른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입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토지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는 뜸한 편이지만 명품신도시 조성 기대감에 땅값도 꿈틀거리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고양 장항동 한 공인중개사는 “일산신도시와 킨텍스, 한류우드 등과 인접해 있는 송산ㆍ법곶동 일대 농지는 개발이 불가능한 보전지역인 데도 최근 신도시 조성설이 나돌면서 3.3㎡당 1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수도권 추가 신도시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고양 구산동 일대가 설령 시가화 예정용지로 변경된다 하더라도 명품신도시 추진이 제대로 될 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현행 법상 신도시 개발계획의 승인 및 지구지정 등의 권한을 국토부 장관이 갖고 있어 이명박 정부의 도움 없이는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신도시 추진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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