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가락시영 재건축사업 또 제동 걸리나?
재건축 반대 주민들 ‘대책위’ 만들고 대응 나서

단일 단지로는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일대 가락시영(6600가구) 아파트. 9월 건축심의 통과 후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사업계획승인이 신청돼 심의가 진행 중이다. 재건축조합 측은 이르면 12월 말께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재건축 추진에 반대해 오던 일부 주민들의 움직임도 부산해졌다. 이들은 최근 이른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조직적으로 재건축 추진을 가로막고 나섰다.

이들은 가락시영 재건축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신문 광고를 내는 등 재건축 사업 저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비상대책위 “기다렸다 하자”

가락시영 아파트는 지상 10~30층 90개 동 규모로 총 8106가구(임대 1506가구 포함)로 탈바꿈한다. 재건축조합 측은 단지 전체를 5개 블록으로 나눠 높이와 층수를 다양화하고 단지 중앙에는 호수공원을 조성하는 등 단지 디자인을 특화할 계획이다.

재건축조합은 연말께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내년 2월께 이주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다소 틀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재건축 추진 반대 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서다. 비상대책위가 재건축 추진을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용적률 규제 등 정부 규제로 지금 재건축을 해 봐야 별 이득이 없으니 좀 더 기다렸다 하자는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용적률 규제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비상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굳이 지금 각종 재건축 규제를 다 받아가면서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 사업을 진행하면 사실상 1대 1 재건축밖에 안 돼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조합 “예정대로 간다”

배상대책위는 또 재건축조합이 시에 기부 채납한 땅(5만6000여 ㎡, 시가 5000억원)과 관리처분 총회 이전 이주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기부채납으로 가구당 수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관리처분 총회 전 이주한다는 계획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건축조합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비상대책위 측의 주장은 재건축 사업에 반대해 온 몇몇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던 내용이고 이미 정리된 사항”이라며 “따라서 계획대로의 사업 추진에는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상대책위는 재건축조합이 사업을 연기하지 않으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윤창원 위원장은 “투명하고 올바른 재건축을 통해 우리 재산을 지키고자 하는 일”이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 등 모든 방법을 통해 불합리한 재건축 사업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자칫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가락동 G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세는 약세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가락시영 아파트는 현재 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1차 42㎡형의 경우 가장 낮은 매도 호가가 5억6000만원 선으로 두 달 전에 비해 2000만원 가량 빠졌다. 가락동 동남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계속 줄고 있다”고 전했다.

매수세가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건 투자 이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1차 42㎡형의 경우 99㎡형과 112㎡형이 배정된다. 이 경우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대략 1억5000만~2억원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지금 42㎡형을 사서 112㎡형을 받는다면 투자금은 총 7억~7억5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잠실 재건축 아파트의 112㎡형 매매가는 8억원 선. 세금·중개수수료·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투자 이점이 크지 않은 것이다.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사업 추진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또 이미 조합이 설립돼 있는 상태여서 지금 가락시영을 사면 입주 때까지 되팔 수 없다는 점이 매수세를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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