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업체에 맡기니 임대사업 쉽네…일본·홍콩업체도 진출
기업형 임대관리 회사 속속 등장

전문 임대관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임대관리 업체 "라이프테크"가 관리하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역삼역 대명벨리온" 전경. <사진 제공=라이프테크>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전용 32㎡ 도시형 생활주택 3가구를 가지고 있는 김 모씨(56)는 요즘 `속 편한 임대수익`에 싱글벙글이다. 직접 임대를 내주고 관리하던 이곳을 최근 임대주택 전문 관리업체에 맡겼기 때문. 그간 시도 때도 없이 밀리는 월세와 공과금, 잊을 만 하면 걸려오는 세입자들의 집 수리 요구에 넌더리가 난 김씨는 가구당 월 6만원, 총 18만원의 지출을 감수하고 과감히 집 관리에서 손을 뗐다.

당장 들어오던 월 240만원이 222만원으로 줄었지만 잡다한 일거리에서 해방된 김씨는 대만족이다. 특히 전문적 공실 관리로 집이 비는 기간이 줄면서 오히려 연 수익률은 더 높아졌다. 강남지역 일대에서 보편화돼 있는 `풀옵션 단기 임대`는 보증금 없이 다음달 월세만 예치금으로 받는 방식이다. 꾸준한 임대와 제때 받는 임대료가 수익률을 좌우하기 때문에 전문 관리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국내 부동산 투자의 대세가 달마다 임대료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넘어오면서 전문 임대관리 시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임대사업을 처음 접해 본 사람들이 늘면서 복잡한 임대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겨 안정적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도 증가 추세다.

강남지역 임대주택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라이프테크`는 대표적 업체다. 지난 2월에도 역삼동 도시형 생활주택 `역삼역 대명벨리온`의 시설ㆍ임대관리를 맡는 등 현재 약 1000실의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다. 입ㆍ퇴실 및 공실관리, 주차관리와 건물 유지보수, 월세 수금 등 임대사업 운영의 전 부문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승국 라이프테크 대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임대관리 아웃소싱이 일반화돼 있다"며 "전문성을 통한 관리비 절감으로 수익을 내고, 임대주들은 공실 부담이나 월세 체납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어 `윈윈`할 수 있는 사업 구조"라고 밝혔다.

중국 일본 등 외국 주택임대ㆍ관리업체도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전문 임대관리회사 `레오팔레스21`은 지난해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글로스타`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국내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홍콩의 주택관리협회인 `CIH`도 지난달 방한해 국제주택관리사 인증제도 도입을 타진하는 등 국내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 업체들과 달리 국내 임대관리 회사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라이프테크, 강남건설 등 2~3개 업체를 제외하면 임대주택 관리는 대부분 동네 부동산을 통해서만 이뤄지고 있어 덩치가 큰 해외 임대관리 업체를 상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미 임대관리 노하우가 축적된 해외 업체들 진출 움직임에 따라 모처럼 생긴 신규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8ㆍ18 대책`에서 정부가 전문 임대주택 관리회사 제도 도입 방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공인중개사가 아니면서도 중개행위로 볼 수 있는 업무를 담당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반발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영세한 개인 임대 위주인 국내 임대시장에서 한 단계 나아가 선진국과 같은 기업형 임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제도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임대사업 활성화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전ㆍ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전문 임대관리 시장에 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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