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흑석뉴타운‘강남 옆 노른자위’될까
[Reportage] 흑석뉴타운 ‘강남 바로 옆 노른자위’ 평가

요즘 ‘강남 대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이 ‘강남 대체 신도시’를 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너도나도 강남 수요를 돌려야만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강남 대체지’를 멀리서만 찾아야 할까. 가까운 서울 시내에도 강남 수요를 소화할만한 곳은 얼마든지 있다.

그 중 하나가 뉴타운이다.

20만~30만평씩 대규모로 개발하고 기반시설까지 확충하는 ‘도시 내 미니신도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치나 발전가능성 면에서 볼 때 3차 뉴타운으로 선정된 동작구 흑석뉴타운이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흑석뉴타운을 찾아가 투자가치를 살펴봤다.

■ 얼마나 개발됐나? ■ 서울 노량진역에서 한강대교 방면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지하철 9호선 911공구 공사현장부터 눈에 띈다.

이어 한강변을 따라 한참을 가면 대형 아파트단지 두 곳이 보인다.

흑석 명수대현대아파트(660가구), 한강현대아파트(960가구)가 한강변에 나란히 들어서 있다.

이 단지 앞쪽으로는 넓은 구릉지에 소규모 주택들이 빼곡히 밀집돼 있다.

노후 불량주택이 밀집한 이 지역을 보면 ‘이렇게 한강 조망권을 잘 갖춘 곳이 아직도 개발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정부는 2005년 8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27만여평을 흑석뉴타운으로 선정하고 본격 개발에 나섰다.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개발은 더딘 상태다.

주거 중심형 개발 계획이 나왔지만 20년 이상 된 노후 불량주택이 50%를 넘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 흑석동엔 이미 뉴타운 발표 때부터 명수대현대아파트, 한강현대아파트 주변을 중심으로 중개업소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중앙대병원 앞 흑석시장 방면도 상황은 비슷하다.

흑석시장 일대는 세양건설산업에서 재개발하는 주상복합단지 건설이 벌써 진행 중이다.

20층짜리 건물로 2009년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건은 대부분 뉴타운 재개발 지분.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재개발 지분 빌라 매물이 다량 붙어있다.

시세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뛰었다.

가격대가 높다는 흑석4구역은 대지 12.5평, 건평 25평 매물이 3억9000만원 수준이다.

현재 다세대빌라 기준으로 10평 아래 매물은 평당 2500만~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당 3000만원이 넘는 매물도 간간이 보인다.

20평대 매물은 평당 1800만~2000만원대, 30평대는 1500만원대 매물이 대부분이다.

급등한 가격 탓에 평당 1000만원대 이하 매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재개발 지분뿐 아니다.

뉴타운 개발 호재 덕분에 구역에 속하지 않은 인근 명수대현대아파트, 한강현대아파트도 값이 많이 올랐다.

명수대현대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 33평 기준으로 매매가가 1억원가량 치솟아 현재 6억5000만~7억원에 거래된다.

40평 역시 9억~10억원 수준이다.

바로 인근 한강현대아파트 역시 가격대가 비슷하다.

하지만 지분이나 아파트 모두 실제 거래는 거의 없는 상황. 명수대현대아파트 앞 한마음공인의 차대기 대표는 정부 규제가 쏟아지면서 매수세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한다.

“구청에 들어온 신고 현황을 봐도 지난해 12월 이전에는 거래가 활발했지만 한두 달 새 매수세가 확 줄었죠. 이곳이 재정비촉진지구인데다 지난해 10월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무주택자나 실수요자들은 전화 문의가있지만 다주택자는 아예 발길을 끊었어요.” 흑석뉴타운 부지들 중 일부 구역은 관리처분인가가 나서 시공사까지 선정된 상태다.

가장 사업 진척이 빠른 곳은 5구역. 이미 관리처분총회를 마치고 조만간 관리처분인가가 나올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은 이주 계획에 따라 이곳을 떠나게 된다.

그 다음으로는 6구역의 진행속도가 빠른 편이다.

사업시행 인가가 나고 시공사도 선정됐지만 용적률이 상향조정되면서 현재 설계가 변경 중이다.

4구역 역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4구역은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지만 국립현충원 부지 조망권만은 으뜸이다.

현재 5, 6구역은 동부건설이, 4구역은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차대기 한마음공인 대표는 “추진위만 구성되고 아직 사업진행 초기단계인 구역들도 많다”라며 “그나마 7구역은 한강조망과 함께 9호선 역세권 가치가 좋다는 평가 덕분에 투자 문의가 많다”고 설명한다.

7구역 시공사로는 대림산업개발이 선정됐다.

■ 장단점 ■ 서울에 지정된 뉴타운만 현재 20여개에 달한다.

이 중 흑석뉴타운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한강 조망권에서 단연 앞서기 때문이다.

강북권 한남뉴타운도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지만 흑석동에 비하면 ‘한수 아래’라는 평가다.

명수대현대아파트, 한강현대아파트는 물론이고 뉴타운 부지인 흑석동 구릉지 주택 앞마당에서도 한강이 훤히 보일 정도다.

특히 흑석동은 서울시 한강프로젝트와 연계해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도 꼽힌다.

흑석시장 앞 본토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시에서 한강 수상택시를 운영하고 오페라하우스 등을 건립하면 흑석동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한다.

둘째, 국립현충원 등 주변에 녹지지구가 풍부하다.

동작구는 흑석뉴타운 지구 안에 위치한 펌프장을 땅 밑으로 옮긴 뒤 지상에 공원과 상권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다 현충원 주변 26만평 규모의 녹지지구를 근린공원으로 바꾸는 사업이 진행된다면 상권과 녹지시설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흑석동 뒤편에는 달마산까지 있어 일명 ‘배산임수(背山臨水)’ 명당자리로 불린다.

본토공인 관계자는 “흑석동은 예로부터 주민들이 한번 살면 거주지를 옮기지 않는 곳으로 유명했다”며 “지금까지 강남, 용산 등에 비해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곳이 좋은 터로인식되면서 주민들이 개발을 꺼려왔기 때문”이라고 귀띔한다.

셋째는 교통. 사실 교통에는 양면성이 있다.

우선 지하철을 이용하기가 마땅치 않다.

한강대교 방면으로 가서 1호선 노량진역을 이용하거나 국립현충원 방면에 있는 4호선 동작역을 이용하는 경우가 고작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7호선 상도역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앙대병원 앞 흑석시장 주변 도로가 좁다는 것도 단점이다.

151번, 363번 등 몇 개 노선의 버스가 시내 중심부로 연결되지만 광역 노선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2~3년 새 상황은 달라질 전망이다.

명수대현대아파트 앞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이 ‘드디어’ 2008년 12월 뚫린다.

이렇게 되면 김포공항에서 강남 교보생명 사거리로 이어지는 ‘황금노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9호선 라인은 사무실이 밀집된 여의도와 강남을 지나고 있어, 이곳에직장을 둔 매수자들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층을 형성할 수 있다.

한강현대아파트 앞 한솔공인 관계자는 “흑석동은 용산과 많이 비교되지만 용산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여기에 지하철까지 뚫리면 도심 진입 여건 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한다.

승용차가 있다면 이동에 큰 문제는 없다.

노량진 방면에서 한강대교를 건너면 용산 등 도심으로 바로 이어진다.

국립현충원 방면으로 가면 반포본동, 고속터미널 등 강남권 진입이 수월하다.

빠르면 10분 내 강남 진입이 가능할 정도다.

올림픽대로와 남부순환로 이용도 편리하다.

이와 함께 반포지역 재건축 추진 등과 연계되면서 ‘강남 대체지’로 한껏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노후주택이 밀집한 노량진뉴타운 개발과 함께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장승배기길 확장 등이 이뤄진다면 신(新)강남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 강남 8학군 고교 진학 가능해 ■   넷째는 학군. 흑석동은 행정구역상으로는 9학군에 속해있다.

하지만 97년 중대부고가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흑석동 일대에서 강남 8학군 학교 진학이 가능해졌다.

남자 고등학교는 경문고, 여고는 세화여고와 서문여고 등이 진학 가능한 8학군 학교. 흑석초, 중대부중 등도 가깝고 중앙대도 바로 인접해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흑석뉴타운 지역은 공동학군제가 시행되면 강남 근접성이 좋은 최대 수혜지역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기반시설은 취약하다.

중앙대병원 앞 흑석시장과 연결되지만 재래시장이라 쇼핑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가려면 반포 방면으로 나가야 한다.

그나마 명수대현대단지와 한강현대단지 사이에 스포츠센터가 건립 중이지만 주민 수요를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주택이 밀집된 구릉지 사이로 아직까지 길이 뚫리지 않아 이동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분 시세 역시 단기간에 너무 급등해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한태욱 대신경제연구소 실장은 “흑석뉴타운은 다른 뉴타운에 비해 시세가 저렴하다는 얘기가 나돌아 지난해부터 대지 지분 가격이 많이 뛰었다”며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지분 분할이 불가능해졌고, 기반시설 설치를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 하면서 조합원 부담이 늘어난 게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한다.

  【 흑석뉴타운에 투자한다면? 】 흑석뉴타운에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을까. 재개발 지분은 이미 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아직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흑석 4~9구역의 뉴타운 개발지역 중 4, 5구역이 유망 투자처로 꼽혔다.

차대기 한마음공인 대표는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5구역을 주로 투자자들에게 추천한다”며 “가격은 많이 뛰었지만 10평대나 그 이하 작은 평수는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지적한다.

4구역 역시 괜찮다는 지적이다.

한태욱 실장은 “대지 지분 10평대의 재개발 지분은 구역별 매매호가가 대체로 비슷하지만 한강 조망권과 함께 국립현충원 인근 녹지공간이 근접한 4구역 내 지분이 상대적으로 인기”라고 판단했다.

다만 6평 이상은 토지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태인데다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아파트 역시 투자가치가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뉴타운 개발권역에 속한 명수대한양아파트가 저평가된 관심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는 현재 33평 기준으로 4억5000만~5억원 선에 불과하다.

뉴타운구역 주택 밀집지에 속해 있어 이동이 불편하지만 향후 개발이 본격화되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부각될 거라는 전망이다.

상가주택은 흑석뉴타운의 최고 유망상품이다.

일반 단독주택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지만 상가지분과 주택지분이 혼합돼 있어 추후에 상가와 아파트를 동시에 받을 수 있기 때문. 다만 투자하기 전에 건축물 용도와 지분 구조부터 잘 살펴봐야 한다.

양해근 팀장은 “일반적으로 아파트와 상가를 동시에 배정받기 위해서는 철거되기 전 건축물 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이고, 아파트를 배정받고도 남은 평가액이 24평형 분양가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며 “상가지분이 주택지분보다 많은 상가주택을 고르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흑석뉴타운 개요 위 치 : 서울 동작구 흑석동 84-10번지 일대 면 적 : 898,610㎡ (27만1829평) ■추진경위 ‘03. 11. 18 : 뉴타운 추가지정 계획 발표 ‘04. 12~‘05. 3 : 후보지 신청 접수 및 실무검토 ‘05. 4.16~5.30 : 합동실사(지역균형위원, 관련 실국 등) ‘05. 7. 5~8. 26 :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종합심의(3회) ‘05. 08. 29 : 3차 뉴타운 후보지 선정 ‘05. 10~‘05.11 : 지구지정 신청 접수 및 검토 ‘05. 12. 09 :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최종 심의 ‘05. 12. 29 : 지구지정 ‘06. 05. 03 : 뉴타운개발기본계획수립 용역계약 및 착수 ■계획 ‘07 하반기 : 추진위원회 구성 및 조합설립 ‘08 상반기 : 사업인가 등 사업시행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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