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그후 1년] ① 재편되는 도심상권
광장시장, 먹자골목으로… 애완동물·책방은 한숨
이번 일요일(10월1일)로 서울 청계천이 복원 1년을 맞는다. 그동안 연인원 3000만명 이상 다녀갈 정도로 서울의 명소가 됐다. 청계천의 부활은 도시와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심 상권(商圈)의 재편, 하천 생태의 급속한 복원, 그리고 전국 각지의 소(小)하천으로 번져간 제2, 제3 청계천들의 탄생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지 세 차례로 나눠 싣는다.
▲ 20~30대 젊은 직장인과 외국인이 즐겨 찾는 청계광장의 서양풍식·음료점. 허영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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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의 얼굴 격인 청계광장은 ‘21세기형 먹자거리’로 재단장돼 가고 있다. 동아미디어센터 옆 ‘청계일레븐’, 1·2층을 차지한 햄버거 레스토랑 ‘크라제버거’, 기능성 음료전문점 ‘스무디킹’,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 등이 경쟁하듯 들어섰다. 점심 때는 줄 서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붐빈다. 외국인도 많다. 전형적 오피스빌딩이던 효령빌딩에도 웨스턴바 ‘텍사스’와 중국음식점 ‘공을기객잔’이 들어섰다. 조경란(33)씨는 “가족 외식을 겸해 주말에 청계천에 자주 간다”고 했다. 다만 비싼 새 음식점들에 밀려 허름하지만 싸고 맛있던 식당들이 많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고 한다.
청계4~5가에 걸친 광장시장은 청계천과 더불어 확실하게 부활했다. 원래는 포목점과 지물포가 유명했지만, 천변(川邊) 통로들이 시장 안 먹거리 골목으로 인파를 흡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먹거리’가 대표 종목이 된 것. 그 덕에 ‘맛있고 싼 집’으로 전부터 유명하던 순대·족발의 ‘할머니집’, 대구탕과 자연산 광어회의 ‘은성회집’ 등은 종일 자리 다툼이 벌어진다.
업종 변경도 잇따르고 있다. 모듬전과 잔치국수 등을 파는 ‘광장맷돌집’은 원래 포목점이었다. 주인 김기숙(52)씨는 “주단처럼 계절 타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현금 장사니 잘 바꾼 것 같다”고 했다. 이곳 주변에서만 한복·이불을 팔다가 식당으로 바꾼 곳이 5~6곳 있다.
▲ 청계천 복원과 더불어 번성기를 맞은 광장시장 중앙통로의 음식점들/정경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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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가도로 시절’에 호황이던 기존 업종의 상당수는 내리막길이다. 중고품 시장으로 활기 넘치던 청계7가 삼일아파트. 청계천 복원 공사와 더불어 3~7층이 철거된 뒤 남은 가게들은 간판을 산뜻하게 바꿔 달고 손님 끌어모으기에 애쓰지만, 빈 점포는 계속 늘고 있다. 삼일아파트 18동 1층의 ‘삼영 비디오·CD백화점’의 경우, 한때 모텔용 비디오 수요와 명작 비디오 소장가들로 붐볐지만, 요즘은 예전의 2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주인 김창덕씨는 “가겟세를 이기지 못해 다들 빠져나간다”며 한숨지었다.
청계7가 조류·관상어 상가는 70~80%, 청계3~4가의 공구·소방기구 상가 및 동대문운동장 인근 서적도매상의 40%는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 등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청계7가 형제조류공판장측은 “청계천이 코앞이라 관광 특수를 기대했는데, 한두 달은 구경 오더니 발걸음이 끊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상인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봐도, 청계천 복원에 따른 업종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금속기계장비업, 전기전자정밀업, 건설기반설비업 등은 90% 이상이 “영업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한 반면, 금융보험업(70%)과 음식숙박업(37%) 등은 긍정적 효과에 고마워했다.
입력 : 2006.09.26 23:38 21' / 수정 : 2006.09.26 23:50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