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전한 경제활동 위축 후폭풍 상품권 폐지ㆍ게임기 압수에 집단 소송 태세… 후유증 불보듯 음반ㆍ영상물ㆍ게임산업 추진력 상실… 유망 벤처육성도 차질 '바다 이야기'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도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민들을 도박판으로 몰아넣어 가산을 탕진케 한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도박오락 게임은 '한탕주의'를 만연시켜 건전한 경제활동을 위축시킨 심리적 요인 외에 실제적으로 경제를 멍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유망산업으로 부상하던 게임산업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사행성과 관계없는 음반ㆍ영상물ㆍ게임산업 육성책의 추진동력이 힘을 잃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또 1만5000여개에 달하는 '바다이야기'등 사행성 도박오락 게임장이 검찰의 수사로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부동산업계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고, 금융권도 벤처기업에 대한 대출ㆍ보증에 몸을 사리고 있다. 정부가 무분별하게 성인오락실을 허용한 후 문제가 터진 다음에야 경품상품권을 폐지하고 게임기를 압수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오락실 업주들의 소송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비스산업 육성 '뒷걸음' 우려=정부가 서비스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사행성 게임을 대거 허용했다가 나락에 빠지면서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들은 이번 파문이 서비스 육성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1~12월께 문화부에서 게임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할 예정이었는데, 현재 시행령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번 파문으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은행 등 금융기관 자금의 사행성 산업 유입을 차단하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에 나섰으며, 각종 R&D 등 지원 자금 배정 기준 등에 있어서도 최대한 객관성을 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금융권, 의심쩍으면 일단 'No'=금융기관들은 검찰의 바다이야기 불똥이 금융권으로 번질까 우려하면서 대출 실태를 재점검하고 있다. 신규 거래에 있어서도 철저히 심사해 조금만 의심스러우면 대출을 자제하면서 벤처기업들의 돈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관련 업체에 거액의 대출을 보증해준 데 대해 정상 보증이었음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철저한 사후관리도 다짐하고 있다.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 씨가 재직하던 우전시스텍에 각각 8억5000만원과 1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난 신보와 기보는 "어떠한 외부 압력도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보증 잔액이 남아있는 업체들의 영업이 위축돼 신용위험이 생길 것에 대비,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바다이야기'에 빠진 신보와 기보가 내부적으로 보증 요건을 한층 강화함에 따라 애꿎은 벤처나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된다.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락장 등 자영업에 대한 대출은 요건이나 담보는 물론 업종 전망까지 꼼꼼하게 평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가시장 침체 가속화='바다이야기' 파문이 애꿎은 상가시장으로 불똥이 번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상가 업주들이 경쟁적으로 사행성 오락실을 입점시켰으나, 이들 점포에 대한 검찰 등 사정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이 예고되면서 대규모 점포 폐쇄에 따른 물량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렇잖아도 미분양 상가의 급증과 권리금, 임대료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가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감이 짙어지고 있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실의 점포 수는 전국적으로 약 1만5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요 상가의 1층 등 목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불거진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사행성 오락실 중 상당수가 휴업과 업종전환, 폐업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상가 시장을 중심으로 점차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성인오락실의 '메카'로 불리는 영등포 일대 점포의 경우 역세권 점포를 제외하면 절반이 넘는 사행성 오락실이 사실상 문을 닫고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른 점포 공실의 급격한 증가로 흔히 '깔세'라 불리는 전대 현상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임대계약을 한 오락실 업주가 영업을 중단하는 대신 재차 세입자에게 임대를 주는 전대는 물론, 상가 소유주 스스로 공실을 방지키 위해 일정 기간의 사용료를 받고 임시로 점포를 임대하는 사례도 다반수로 확인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박대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경기 침체에 따른 신규 창업의 감소분을 성인오락실이 메워온 측면이 많았다"고 전제한 뒤 "검찰의 대대적 단속으로 임대 매물이 급증할 경우 또 다른 임대대란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오락실 업주 '소송대란' 전망=정부 허가로 사업을 시작한 성인오락실 업주와 상품권업체들이 사업을 허가했던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이하 한컴산) 전국 지회장과 임원들은 23일 긴급 모임을 갖고 헌법소원 등 자구책에 대해 논의했다. 성인오락실 업주들도 소송 절차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거나 변호사 사무실을 찾고 있다. 성인오락실 업주 한모 씨는 "허가해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불법이라고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에 소송을 통해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상품권업체들의 줄 소송도 예정돼 있다. 상품권 발행사 19곳의 상품권 유통 물량은 대략 1조원 안팎. 발행액의 절반은 서울보증보험이 지급보증을 하고 있어 5000억원 안팎이 시중에 유통된 셈이다. 이 물량이 폐기 처분될 경우 상품권 발행사들과 게임 업주들은 부도가 날 수밖에 없어 발행업체들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합법적인 절차로 발행된 상품권에 대해 이를 허가해 주고도 뒤늦게 정부가 경품용 상품권 제도를 내년 4월부터 폐지키로 해 이 상품권들이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서울보증보험이 유통 물량의 40%대를 확보했기 때문에 상품권 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자들의 피해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ㆍ정치사회ㆍ생활경제부/parksy@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