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노린 지분쪼개기 규제 걸리면 '쪽박'
규제 강화 추세여서 발붙이기 힘들어

지분쪼개기는 건물이나 땅·주택의 소유자를 여러 명으로 늘려 아파트 입주권을 많이 받아내는 편법 투기 행위다. 재개발사업에 있어 이 같은 지분쪼개기는 암 같은 존재다. 조합원 수가 급격히 늘어 조합원들의 개발이익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지분쪼개기는 지금까지 크게 4가지 유형이 나왔다. 하지만 새로운 수법이 나타날 때마다 정부나 자치단체도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지분쪼개기로 인한 투자는 삼가야 한다.

정부 규제로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지분쪼개기인줄 모르고 투자했다 낭패를 보기도 한다. 지분쪼개기 형태와 정부 규제를 통해 올바른 지분 투자법을 알아본다.

①1990년대=다가구를 다세대로 전환

1990년대 말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바꿀 수 있도록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지분쪼개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다가구를 다세대로 전환해 개별등기(세대분할)하면 소유자 전원에게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졌기 때문. 이렇게 되면 조합원 수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재개발사업이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03년 7월 재개발이 추진 중이거나 예상되는 지역(344곳)에 대해 다가구주택의 다세대주택 전환을 금지했다. 2003년 12월 지분 쪼개기를 원천 봉쇄했다.

▶이미 준공된 단독·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하거나 ▶한 채의 주택이나 한 필지의 땅을 여러 사람이 공동 소유하거나 ▶주택과 토지를 분리해 취득한 경우 등에 대해 입주권을 한 개씩만 주도록 했다. 규제 대상 지역도 서울지역 전체로 넓혔다. 그 이전에 쪼개진 지분에 대해서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입주권을 주도록 했다.

②2005년=다가구 헐고 다세대 신축

이후 지분쪼개기는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다 2005년 말부터 성동·용산구 등지를 중심으로 아예 단독·다가구주택을 허물고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는 식의 새로운 유형의 지분쪼개기가 나타났다. 기존 건물의 용도 변경만 규제하는 허점을 파고 든 것이다.

이 같은 지분쪼개기는 사업 자체를 가로 막았다. 신축 건물이 늘면서 노후도 요건을 벗어난 것이다. 그러자 해당 지역자치단체들이 대책을 내놨다. 건축행위 제한조치 등으로 신축을 막은 것.

성동구청은 2006년 7월 18일부터 사업시행 예정지역에 대해 건축허가 제한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 예정지역인 성수1·2가동 일대에서는 2년간 건축물의 신축이나 가구 수를 증가시키는 증축·대수선·용도변경을 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은 서울·수도권 거의 모든 재개발 사업장과 예정 사업장에서 이 같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강서구 화곡동 등 아직 재개발 사업이 먼 지역들에서 다세대주택 신축이 성행한다.

물론 다세대신축을 무조건 지분쪼개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분양업체들이나 일부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재개발 때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고 현혹해 분양하거나 매매를 성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다세대 신축 바람이 불면서 건물 노후도가 맞지 많아 재개발 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③2006년=상가 등을 불법 용도변경

2006년 상반기 이후에는 용산·양천구를 중심으로 지분쪼개기가 성행했다. 대상은 주택이 아닌 근린시설이었다. 여기에는 신축에서 용도 변경, 증축까지 다양한 방식이 동원됐다.
▲ 지분쪼개기는 제도의 허점을 파고 드는 편법 투기 행위로 재개발 사업에 있어서 암과 같은 존재다. 방법과
형태가 다양하고 거의 모든 재개발 사업지에 퍼져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지분쪼개 기인줄 모르고 투자했다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가 등 근린시설의 경우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입주권이 주어진다는 점을 주거용으로 불법 용도변경하는 것이다. 아예 단독주택 등을 헐고 소규모 상가를 지어 주거용으로 불법 용도변경한 뒤 일반에 분양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하지만 상가 지분쪼개기도 요즘에는 시들해졌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29일 조례를 개정하면서다. 시는 지난해 7월 29일 이전부터 상가 등을 주거용으로 사용한 경우 재개발 때까지 계속 주거용으로 사용한 경우(이를 직접 증명)에만 입주권을 주도록 했다.

지난해 7월 29일 이후에 용도변경했거나 주거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구청들도 강력한 규제책을 내놨다. 용산구청은 지난해 1월 점포당 전용면적 40㎡ 미만의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할 경우 반드시 건축심의를 거치도록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불법 용도변경에 대해 단속을 벌인 뒤 823명에게 이행강제금으로 10억여원을 부과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개인당 100만~300만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매년 두 차례씩 물든지, 입주권을 포기해야 할 처지가 됐다.

④2007년 이후=도시개발사업으로 확산

이후 지분쪼개기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장에서 도시개발사업지로 확산했다. 도시개발구역에는 지분쪼개기 규제가 없다는 허점을 노려 1개 필지의 소유자가 수백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인천 용현·학익 2-1블록은 2006년 초반 토지소유자가 250여명이었으나 지난해 2000명 이상으로 급증해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규제책을 내놔 2008년 9월 22일 이후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제안하는 사업부터 토지가 여러 사람에게 공유돼 있는 경우 대표 1인에게만 조합원(입주권) 자격을 주도록 했다.

종전에는 공람공고일 이후에 토지가 공유될 경우에는 1명에게만 주지만 그 이전에 공유될 경우에는 각각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했다.
지분 투자란
재개발 지역 집 사서 자격 갖춰야
재건축, 지분순위 높으면 큰 주택형

재개발·재건축 지분 투자란 재개발·재건축 예정지의 낡은 집을 사서 조합원 자격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조합원 자격을 갖춘다는 것은 낡은 집을 헐고 새로 지을 아파트의 예비 입주자가 된다는 의미다. 청약통장으로 분양 아파트를 신청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미 당첨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분 투자는 무엇보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까다로운 자격 요건도 없다. 그러나 투자 기간이 길게는 10년 이상도 될 수 있다는 게 단점이지만 최근에는 사업지마다 일정 재량권을 부여해 사업 기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사례가 많다. 게다가 재개발의 경우 초기 투자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서울 강북권 재개발 구역의 경우 일부 지역은 1억원 안팎의 비교적 소액으로 3~5년의 시간을 두고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지분 투자를 위해서는 일단 재개발·재건축추진위원회나 조합 활동이 활발한지 살펴야 한다. 만약 추진위가 없거나 활동이 시원치 않다면 주민간 화합이 안된다는 뜻. 사업추진이 늦어진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에 투자금이 오랜 기간 묶일 수 있다.

비교적 빠른 시기에 안전하게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목표라면 관리처분계획이 끝나 권리가액이 확정된 이후 매입하는 것이 좋다. 권리가액이 높은 물건을 사야 추가 부담이 적어진다. 재개발·재건축 모두 마찬가지다. 아직 권리가액이 나오지 않았다면 권리가액이 높이 나올 만한 지분을 사야 한다. 재개발의 경우 감정평가를 통해 권리가액을 정하는데, 감정가격이 높은 땅은 대개 대로변과 가까운 곳이다. 경사면이나 좁은 골목과 인접한 지분은 같은 크기라도 대로변보다 감정평가 금액이 낮은 편이다.

재건축에선 기존 주택의 주택형은 아무 의미가 없다. 역시 지분 크기가 중요한데, 지분 크기는 등기부등본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큰 주택형의 아파트를 원한다면 해당 재건축 단지에서 자신의 지분 크기가 몇 번째인가를 살펴야 한다. 재건축 때 소형 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지분 크기 순위가 낮다면 어쩔 수 없이 작은 주택형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재개발의 경우 사업이 초기 단계라면 가급적 신축허가가 제한된 곳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건축허가가 제한되지 않은 경우 더 많은 입주권을 노리고 단독주택을 허물고 다세대 주택을 신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분을 쪼개는 경우가 많아 사업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이런 곳은 재개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

재개발 막바지 단계로 시공사가 확정된 경우에는 이주비가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우선 이주비가 확정된 곳은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이주비까지 많다면 초기 자금을 좀 더 줄일 수 있다.

이왕이면 대단지로 탈바꿈할 구역을 찾는 게 좋다. 재개발·재건축 모두 마찬가지다. 일발적으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도로나 학교·공원 등 각종 주변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주거환경이 뛰어날 뿐 아니라 투자가치 또한 높기 때문이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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