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서울 뉴타운' ② '집값 상승' 부작용 |
"뉴타운 사업 대체 누굴 위한 것인가" |
18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쏟아진 뉴타운 공약으로 서울 지역 집값이 들썩였다. 4.9 총선 당시 서울시내 상당수 지역구에서 적지않은 유권자들이 `뉴타운 공약'을 내놓은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사당뉴타운 지정 공약을 내놓았던 사당 지역은 대지 지분 33㎡짜리 빌라나 다세대의 경우 지난해 말 3.3㎡당 1천800만-2천만 원이었으나 현재 2천200만-2천500만 원, 최고 3천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는 22일 "보통 공약에 뉴타운으로 지정한다는 얘기가 나오면 대체로 20% 정도 집값이 뛴다"며 뉴타운 효과를 설명했다. 뉴타운 공약 밑고 찍었는데 이렇게 한 번 오른 집값은 총선이 끝난 후에도 뉴타운 지정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뉴타운 지정 최종 권한을 가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지금은 당분간 추가 뉴타운 선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수차례 밝히면서 서울 48개 선거구 중 30개 선거구 출마자들이 내놓은 '뉴타운 공약'은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강북 지역, 특히 뉴타운 공약이 나왔던 지역 집값은 오히려 더 오르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당동의 한 부동산 대표는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없어질 뿐 한 번 호가가 올라가면 특별한 충격이 없는 한 시세는 유지되기 마련"이라며 "주민들이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오른 집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타운 사업이 중대형 평수 위주로 이뤄짐에 따라 개발로 소형주택이 크게 줄어들면서 소형평형 위주로 전세가격이 올라가고 전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되풀이되고 있다. 뉴타운 사업 과정에서 다가구, 다세대 주택과 소형주택이 줄어들고 중대형 평수 위주의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난은 더 심각해진 것이다. 뉴타운으로 서민 주거시장 불안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강북에서만 5만 가구 가량의 소형주택이 철거된 반면 신축된 소형주택은 1만4천여 가구에 불과하다. 최근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상승은 소형주택 품귀현상이 소형평형 위주의 집값 상승을 유발했고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서 더 심화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앞으로 주택의 평형별 수급상황을 면밀히 검토해가며 뉴타운 개발을 추진하겠다"며 4차 뉴타운 추가지정을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뉴타운 공약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지역 민심을 요동치게 한 주요 이슈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에서는 통합민주당이 "당선된 한나라당 후보들이 뉴타운 공약이란 허위사실을 공표한 데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묵인.공모해 관권선거를 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 등을 고발키로 하는 등 뉴타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타운, 서민들만 울상 당고개역 앞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한나라당을 찍으면 상계 뉴타운 진척이 빨라질 거라는 여론이 없었다고는 말 못한다"며 "선거 운동 기간에 비슷했던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와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총선 직전 홍 후보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뉴타운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는 17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지, 뉴타운 때문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뉴타운 논란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입장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갈린다. 노원구에 자신의 아파트를 마련해 살고 있는 변모(43)씨는 "노원구는 돈 없는 서민만 모여 사는 낙후지역이라고 해서 구민들이 서러움을 많이 받았다"며 "뉴타운 사업이 계획대로 빨리 진행돼 노원구 집값도 다른 곳만큼 올라가도록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다. 공약이 제대로 실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노원구 아파트에 세들어 사는 박모(33)씨는 "뉴타운 논란 때문에 집 주인이 올해 전세 재계약 때 전세금을 2천만~3천만 원은 더 올려달라고 요구할 것 같다"며 "집값만 올려 서민들을 살고 있는 집에서 내쫓는 뉴타운 사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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