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문화를 바꾸자] 떴다방 뿌리뽑아야

◆부동산 문화를 바꾸자 / (1)진화하는 부동산 독버섯◆

◆ 장면1 = 서울 신정동에 사는 김 모씨(46)는 2014년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 평창에서 열리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난해 김씨가 한 기획부동산의 전화 마케팅에 `앞뒤 재보지도 않고` 평창군 도암면 일대 땅을 덜컥 사버렸기 때문.

기획부동산은 `전원주택단지 분양`이라는 명목으로 김씨에게 시세보다 무려 20배가 비싼 가격으로 땅 200평을 쪼개 팔았다.

김씨는 "처음에는 안 믿었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외에도 알펜시아리조트, 대관령 고원마을 조성 등 주변 개발 호재를 워낙 조리 있게 얘기해 계약금을 줘버렸다"며 "계약금을 날릴까봐 잔금도 거의 치렀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 장면2 = 분당에 사는 최 모씨(38)는 올해 초 용인의 한 견본주택을 방문했다가 생전 처음 보는 아줌마 한 명으로부터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이미 아파트 당첨자 발표가 끝난 상태였지만 40평형대 아파트 분양권?받아주겠다는 것.

정체 불명의 이 아줌마는 "등기 전 전매행위가 불법이지만 등기 시점에 두 번 등기를 하면 된다"며 책 한 권 분량의 관련 서류를 보여줬다.

`그게 말이 되냐`며 결국 웃고 넘긴 최씨는 2개월여가 지나서야 `떴다방`이란 것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양대 `독버섯`인 기획부동산과 떴다방은 날이 갈수록 그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해 점차 지능화해 실수요자 피해가 줄지 않는 상황.

특히 해외부동산 규제완화 조치를 발판 삼아 해외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부동산펀드 등 변종상품을 개발하며 `진화`해 주의가 요구된다.

◆ 진화하는 기획부동산 = 기획부동산은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을 기획해 분양하는 회사를 말한다.

주택ㆍ상가 같이 비교적 정확한 가격이 나오는 상품에 `작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레 토지 분양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은 물론 해외부동산 투자완화를 계기로 동남아 등 해외시장까지 두드리고 있다.

동남아시아나 남미ㆍ중국 등의 정부가 보증한 것처럼 허가 문서를 보여주며 계좌당 수천만~수억 원씩 투자금을 받아 수개월 내에 200~300%의 수익을 되돌려주겠다며 `사탕발림`을 하기도 한다.

한 토지 전문가는 "요즘 기획부동산이 파는 대상은 집값 상승 여지가 거의 없는 악성 토지가 많다"며 "이런 땅을 매입했다간 개발 호재나 지목 변경 등의 요행만 바라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대담해진 떴다방 = 불법 전매를 부추기는 떴다방은 더 대담해지고 교활해졌다.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대책 여파로 분양시장이 주춤해지자 그 기세는 꺾였지만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견본주택 인근에서 만난 국세청 관계자는 "뻔히 불법전매를 하는 것을 알아도 물증이 없으면 구속하기 어렵다"며 "단속반을 피해 인근 차량 안에서 은밀히 거래하거나 휴대폰번호를 남겨 따로 만나기 때문에 단속이 힘들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최근 복등기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자 인감증명서, 최초 분양권자의 포기 각서 등의 관련 서류를 보여주며 `웃돈만 얹어주면 아파트를 확실히 넘겨주겠다`고 수요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 정체를 바로 알고 대응해야 = 기획부동산이나 떴다방의 공통점은 불법ㆍ편법 행위를 일삼기 때문에 몸집을 가볍게 하고 언제든지 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부동산은 돈을 대주는 속칭 전주와 법인 설립을 위한 이름뿐인 이사들, 사장과 성과급 체제로 운영되는 텔레마케터로 구성된다.

이들은 정상적인 부동산중개사무소와 달리 사무실과 법인 상호를 수시로 바꾼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믿을 만한 공인중개사를 통해 정상거래를 해야 하며 모르는 사람에게서 받는 고수익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하는 게 좋다.

또 해당 지역 지자체를 방문해 각종 개발계획을 확인하고 분양권 불법전매는 아예 피해야 한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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