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평짜리 상가딱지가 4000만원 웃도는데…허허” 은평뉴타운 르포
입력: 2007년 02월 20일 08:26:49
-上. SH공사 개발 ‘은평뉴타운’ 현지르포-

“서울시내 역세권에 평당 1380만원 하는 상업용지가 어디 있습니까.” 설연휴 직전인 16일 구파발역 인근 한 부동산업체의 관계자는 은평뉴타운 일반상업지역 토지 공급가가 평당 1380만원이라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구파발역 주변 기존 상가에 대한 보상금만도 평당 3000만원에 달했다”며 “만일 SH측이 그 가격에 상업용지를 준다면 전재산을 팔아서라도 땅을 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19일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용지 예정지인 구파발역 주변 상가들이 철거를 앞두고 있다.

SH측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상업용지 가격을 낮게 추산했다고 했지만 연신내, 불광, 구파발역 등지의 부동산업자는 의견이 전혀 달랐다.

연신내역 인근 ㅌ부동산 관계자도 SH측의 상업용지 가격에 대해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암암리에 불법 거래중인 속칭 ‘상가딱지’를 예로 들었다. ‘상가딱지’란 철거 전 상가를 운영했던 은평 원주민들에게 SH측에서 준 4~5평짜리 ‘상가지분 우선입찰권’이다. 이 입찰권이 있으면 해당 평수만큼 상가부지를 감정가로 구입할 수 있는 특권이 생기기 때문에 입찰권 자체에 프리미엄이 붙는다.
연신내역 주변에 빼곡히 들어선 부동산들.

현지에서는 4평짜리 상가딱지가 4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프리미엄만 평당 1000만원에 달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판교의 상가딱지가 평당 1000만원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은평뉴타운 상가 역시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건만 맞으면 오늘 당장 거래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입찰권을 가지고 감정가가 아닌 조성원가(908만원·경향신문 1월25일자 보도)로 상가부지를 산다 해도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최하 평당 2000만원 가까이 상가부지 가격이 올라간다. 더구나 은평지역 상가입찰권은 일반상업용지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근린생활시설용지나 준주거용지만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중심상가가 들어설 은평의 일반상업용지 가격이 1300만원대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구파발역 주변 상업용지를 4000만원선, 그외 지역의 상업용지를 2500만원선으로 예상했다. 연신내역 주변을 예로 들어 평당 최고 6000만원을 점치기도 했다. 한 부동산 상인은 “은평과 붙어있는 불광, 연신내의 기존 상권의 혜택이 예상되는데다 주변 삼송, 지축 등도 택지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은 연신내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값도 만만치 않게 높았다. 은평 뉴타운의 41평형 아파트의 경우 입주 후 매매가가 최소 8억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원주민들이 받은 41평형 입주권이 2억3000~2억5000만원, 34평형 입주권이 1억7000~2억원 선에 불법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모델하우스가 선보인 2005년 후반기엔 주변에 무려 100여개의 속칭 ‘떴다방’이 몰려와 거래를 부추겼다.

SH공사가 상업용지 가격을 놓고 저울질 하는 동안 개발이익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의혹도 더 커지고 있다. 박석고개에서 만난 한 부동산 관계자는 “보상 당시 상인들이 일반상업용지 입찰권을 요구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가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다고 발표하기 전에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이 돌았다”며 “서울시는 가만히 앉아서 수천억원의 이익을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송진식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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