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대책 한달/②매매ㆍ전세ㆍ분양시장 '트리플 딥'
강남 재건축 호가 속락…급매 나와도 매수세 뚝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 공개를 확대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1.11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 시장은 가격 오름세를 멈춘 채 거래 빈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최고 2억원 이상 속락한 급매물이 등장하고, 고가 아파트 수요도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청약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입지여건이 뛰어난 싼 아파트에만 청약자가 몰릴 뿐, 대형평형의 고가 아파트는 청약미달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9일 전문가들은 이번 설 연휴가 올 상반기 주택시장 분위기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매ㆍ전세 상승폭 급감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1.11대책 발표 후 아파트값은 서울 0.3%, 신도시 0.19%, 수도권 0.4%로 대책 발표 한달 전(서울 1.29%, 신도시 0.52%, 수도권 1.39%)에 비해 상승폭이 60-70% 이상 감소했다.

이는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던 분양가 상한제를 오는 9월부터 재개발, 재건축을 포함한 민간 택지까지 확대키로 하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때문이다.

특히 투자상품인 재건축 아파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대책 발표 전과 비교해 최고 2억원,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는 1억원 가량 하락했다.

재개발 시장도 분양가 상한제라는 '복병'을 만나 급랭했다. '재개발 블루칩'으로 손꼽히던 용산구의 경우 동빙고동주택재개발구역의 10평대 지분 평당가는 지난해말 5억~5억5천만원에서 한달새 4억2천만~4억5천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이와 함께 강남, 서초, 송파구, 목동, 용인시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아파트의 매매값도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 지역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과 입찰 경쟁률도 하락했다. 중소형을 중심으로 간간히 거래가 이뤄지는 강북권 일부 집값만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서 1.11대책 이후 6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서울 0.2%, 신도시 0.03% , 경기도 0.13%씩 하락했다.

이는 1.11대책 등으로 대출 규제가 크게 강화된데다 종합부동세 부담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3차 69평형은 대책발표 전 평균 29억5천만원에서 한달 새 26억5천만원으로 무려 3억원이 하락했고, 강남구 대치동 미도2차 45, 55평형도 호가가 평균 1억원 내렸으나 거래가 안된다.

전세도 겨울방학 특수가 실종됐다. 서울 전셋값의 경우 대책 발표 전 한달 동안엔 0.72% 올랐으나 정작 겨울방학이 시작된 1월에는 0.3% 상승에 그쳤다.

수도권은 0.83%에서 0.4%, 신도시는 0.41%에서 0.19%로 절반 이상 오름 폭이 감소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쌍춘년 결혼 수요와 내신 위주의 입시제도 변화로 학군특수 마저 사라져 전셋값이 예년보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 대책후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 재계약 후 그대로 눌러살려는 경향이 많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찬바람

지방은 물론 수도권 새 아파트 시장에도 '1.11 한파'는 매섭기만 했다.

9월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라 '값싸고 좋은 아파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데다 담보대출이 꽁꽁 묶이면서 분양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반면 용인 흥덕지구, 의왕 청계지구 등 주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분양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고, 청약가점제 도입시 불리한 청약예금이나 부금 가입자들이 청약을 서두르면서 중소형 새 아파트도 인기를 얻었다.

특히 고분양가 주상복합과 대형 평형 아파트가 청약통장 가입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았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23일 분양한 경기도 이천시 설봉1차 푸르지오 33평형은 이천시 1순위에서 평균 3.28대1의 경쟁률로 마감된 반면 46평형과 52평형은 다음날인 이천시 및 수도권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수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SK건설이 중구 회현동에 분양한 42-91평형 주상복합아파트와 최고 분양가로 관심을 끌었던 GS건설의 서초구 서초동 서초아트자이 54~101평형 주상복합도 3순위에서 일부 평형이 미달됐다.

이 같은 분양시장 침체와 맞물려 민간 건설업체들은 향후 아파트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판단, 신규 분양을 대폭 축소할 태세여서 분양시장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1.11대책 발표 이후 133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0.2%가 내년 이후 주택공급 물량을 축소하거나 축소를 검토중이라고 응답했다.

최재덕 건설산업연구원장은 "분양 원가 공개와 상한제는 민간 아파트 공급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분양가 규제가 필요하다면 토지비용 평가기준의 현실화 등 보완대책 마련과 함께 한시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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