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일대 술렁ㆍ후끈
잇딴 개발계획 발표…호가 초강세

서울 성동구 뚝섬 주변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110층짜리 초고층 빌딩 건설계획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집값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성수동 다산공인 이성호 사장은 “성수동 일대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뚝섬효과’가 광진구 등 인접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면서 “지구단위계획 확정과 뉴타운 지정, 상업지역 주상복합 분양이 몰린 내년 집값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뚝섬 일대 어떻게 개발되나

뚝섬지역은 성동구 성수동에서 광진구 자양동에 이르는 340만평 일대를 말한다. 용산과 함께 서울시 강북 개발계획인 ‘U턴 프로젝트’의 거점지역으로 지정돼 현재 초고층 주상복합·업무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 최근 잇따른 호재로 관심을 끌고 있는 뚝섬 일대.
아직 주변 부동산값이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강남에 버금가는 살기 좋은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해 강남의 주택수요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뚝섬 역세권 개발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호텔, 공연장, 관람장, 전시장, 학원, 도서관 등도 함께 들어선다. 지하까지 합치면 연면적만 13만평 규모. 60층 이상으로 지어지는 주상복합아파트는 대형 평형 중심으로 1000가구에 달한다. 한강과 중랑천,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고급 아파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상업지역 고밀도 개발에 따른 개발압력을 흡수하기 위해 주변지역 13만2000여 평의 용도지역도 3종 주거지역으로 변경절차를 밟고 있다. 용도지역이 변경되면 250∼350%의 용적률이 적용돼 25∼40층까지 아파트를 지을 수가 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최근 제1종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공람절차를 모두 마쳤다. 내년 상반기중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거쳐 계획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3월에는 성수2가 1동 일대 17만여평에 대한 뉴타운 지정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 3차 뉴타운 지정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지만 향후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뉴타운 지정 규모를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자동차는 삼표레미콘 부지 9000평에 110층짜리 자동차 테마빌딩 건립계획을 세우고 있다. 성동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개발이 모두 완료되는 2012년이면 일대가 주거와 상업,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강북 최대의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용유발 10만여명이 집값 변수

주변 집값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입인구는 얼마나 될까. 업계에서는 뚝섬개발에 따라 유입이 예상되는 인구수는 고용 유발효과를 기준으로 어림잡아 4만∼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통·환경 영향평가 전문조사업체인 도시정보연구소의 정점래 사장은 “중심상업용지는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대표적인 개발 사례”라며 “뚝섬지역 개발은 최대 용적률이 600%인데다 고용효과가 높은 판매·영업시설 등이 토지이용계획상의 주요 권장용도라 유입인구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개발계획이 발표된 110층 자동차 테마파크의 고용유발효과 3만여명(현대자동차 추산)까지 감안하면 이 지역의 신규 유입사람 수는 대략 총 10만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용봉삼거리-성동교 남단으로 이어지는 뚝섬길 3km 구간이 강남에 버금가는 고급 주거.
상업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게다가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동북부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까지 감안하면 유입인구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서울시는 노후 공장 밀집지역인 성동구 성수동, 광진구 노유동·자양동 일대 340여만평에 해당하는 준공업지역을 첨단·특화산업단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성동구청 지역경제과 유통고용팀 박정숙 팀장은 “2012년까지 개발에 따른 건설 고용인력을 감안하면 실제 고용 유발효과는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과 공간의 한광호 사장은 “강남처럼 일자리가 많은 지역의 주거시설의 가치는 당연히 올라가게 마련”이라며 “뚝섬지역의 대규모 개발에 따른 신규 인구 유입은 주변 집값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상복합 고분양가도 집값 영향 줄듯

상황이 이렇자 서울숲 개발을 전후로 이미 한 차례 올랐던 뚝섬 일대 집값은 최근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현대자동차의 110층짜리 빌딩 건립계획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집값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때문이다.

재개발이 예상되는 성수1가 2동 일대 10평형대 낡은 단독주택의 집값은 현재 평당 3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말 3억6000만원에 거래되던 신성연립이 34평형(대지지분 30.6평형)의 호가는 최근 7억원을 넘어섰다.

지은지 25년이 넘은 2층짜리 낡은 연립주택이지만 용적률 250%로 40층까지 재개발이 유력시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2억5000만원에 머물던 인근 성수현대아파트(90년도 준공) 25평형도 얼마전 4억원까지 올랐다. 평당 매매가로만 따지면 이미 강남 집값을 따라잡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상승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판단이다. 바로 옆 뚝섬 상업지역에서 내년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근 행운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숲 개발을 전후로 3∼4채씩 대규모로 매집한 강남 투자자도 적지 않다”면서 “요즘도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가 많다”고 말했다.

성수동 다산공인 이성호 사장은 “집주인들의 눈높이가 이미 상업용지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에 맞춰져 있다”면서 “당분간 집값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상승세 주변지역으로 확산돼

이 같은 집값 상승세는 중랑천 건너 성동구 응봉금호동, 광진구 노유·자양동 한강변 일대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뚝섬에 들어서는 업무시설이 대규모 주택수요를 유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응봉동 부동산봄의 송기섭 사장은 “최근 한 달 새 응봉동 강변대림, 리버그린동아 등 집값이 평당 2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며 “뚝섬지역 고밀도 개발 여파가 주변지역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뚝섬일대 30며만평은 40-60층 규모의 주거.상업.업무지역으로 거듭난다. 사진 중앙이
110층 자동차 테마파크 예정지.
금호동 일대 재개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뚝섬에서 가까우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금호14구역에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매물 구하기가 힘들다. 옥수동 REI공인 정용진 사장은 “중대형 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는 대지지분이 큰 물건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요지부동이던 광진구 자양동과 노유동 일대 집값도 올들어 수천만원씩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뚝섬 상업지역 고분양가를 예상한 가격 오름세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초 9억원에 그쳤던 자양동 한양아파트 53평형의 경우는 현재 9억4000만원 안팎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우성1차 30평형도 최근 리모델링에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집값이 2000만∼4000만원 올라 3억8000만∼4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성수동 차세대부동산 서왕석 대표는 “최근 뚝섬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확정 등의 호재를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상업지역 주상복합 분양이 예정된 내년 상반기를 전후로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뚝섬길에서 왕십리길로 개발축 이어져

현재 뚝섬개발의 중심 축은 성동교남단∼서울숲사거리를 잇는 뚝섬길 3km 구간이다. 계획대로라면 이 뚝섬길을 사이에 두고 좌우측으로 거대한 빌딩숲이 들어서게 된다. 이처럼 뚝섬길에서 비롯된 개발열기는 현재 왕십리길을 타고 서울 동북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강북 ‘U턴 프로젝트’를 통해 이 열기를 동대문구 청량리와 강북 미아동까지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뚝섬일대를 강남 대체 및 강북 발전의 전략적 거점으로 고급 주택을 지어 강남의 주택수요를 흡수하고, 그 파급효과를 도봉 등 여타 강북지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저스트알의 김우희 이사는 “용산이 강북개발의 오른쪽 심장이라면 뚝섬은 왼쪽 심장에 해당된다”며 “뚝섬개발이 동북부지역에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성동구 왕십리역에는 민자역사 개발이 한창이다. 2007년 3월 완공예정인 이곳은 연면적 2만 6000여평 규모의 쇼핑·문화공간으로 개발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개발중인 민자역사가 그동안 단절됐던 행당동·도선동 등과 한양대학교쪽의 사근동을 연결시켜 지역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상왕십리동 440일대 10만2000여평에 5000여가구의 ‘왕십리뉴타운’이 오는 2008년 개발완료되면 왕십리는 뚝섬길과 연계된 대규모 개발벨트의 한축을 형성하게 된다.

다산공인 이성호 사장은 “2008년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두 거점지역이 하나로 연결된다”며 “서울 동북부지역에 강남에 버금가는 거대한 주거·상업·상업지역이 형성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 뚝섬 고밀도 개발의 여파가 주변 응동봉, 왕십리, 광진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응봉동 일대로 최근 들어집 호가가2000만-5000만원 올랐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뚝섬과 왕십리지역에 대대적인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이 지역에 투자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뚝섬주변지역은 재개발 초기단계이므로 상대적으로 가격에 거품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인근 다산공인의 이 사장은 “상황이 비슷한 용산의 한남동 뉴타운의 경우 대지 지분 기준으로 20∼30평 안팎은 이미 평당 6000만원을 넘어 섰다”면서 “성수동 일대는 아직 평당 2500만원선으로 투자이점이 남아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서울 숲 동편에 위치한 일반주거지역이다. 제1종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4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10∼20평대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몇건 이뤄졌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특히 준공한지 20년이 넘은 신성연립, 현대아파트 등에 매수세가 몰려있다.

또 내년 3월 뉴타운지역으로 지정이 확실시되는 성수1가 1동 일대도 투자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재건축이 추진 중인 동아맨션과 장미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많다.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장미아파트 뒤편 경일중·고교 일대 단독주택을 투자 유망지역으로 꼽고 있다. 아직 시세가 평당 2000만원 미만으로 저평가됐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랑천 건너 응봉·금호동도 투자를 고려해볼만 하다. 다산공인이 사장은 ”일부 공장이 남게 되는 뚝섬역 인근 준공업지역은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왕십리지역에서는 사업진척이 가장 빠른 뉴타운 2구역에 대한 문의가 많다. 노후 다세대주택 7∼8평짜리 지분값은 평당 3000만∼3500만원을 호가한다. 다가구 주택 10평대는 2000만∼2300만원 정도다. 이같은 지분값은 1,3구역도 비슷하다.



김영태 기자[neodel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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