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릉지와 역세권 ''결합개발''

서울시 구릉지와 역세권 '결합개발'

내년부터 재정비촉진지구에 시범적용

구릉지(언덕)와 역세권을 하나로 묶어 정비사업을 벌이는 `결합 개발' 제도가 서울에 도입된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도시 재정비 촉진 특별법'에 의해 지정된 재정비 촉진지구에 대해 시범적으로 `구릉지-역세권 결합 개발'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시는 이미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이 같은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도시 재정비 촉진 특별법 시행령에 마련해 뒀다. 결합 개발은 구릉지가 많은 강북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 강북의 도시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시가 마련한 묘안이다. 시 관계자는 "강북에서 시가지로 바꿀 수 있는 땅의 31.3%가 구릉지이지만 구릉지는 대부분 경관 보호를 위해 개발이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구릉지 주택가는 슬럼화되고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어 그 타개책으로 결합 개발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결합 개발은 구릉지 한 곳과 역세권 한 곳을 하나의 사업 단위로 묶어 개발하면서 구릉지는 용적률, 층고 등 밀도를 낮게 유지하는 대신 역세권에는 용적률, 층고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안이다. 즉 자연 경관 보호가 필요한 구릉지는 저밀도로 개발하면서 대신 역세권은 지금까지 허용된 것보다 더 높게 건물을 짓도록 허용하는 식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구릉지 개발 탄력 받을 듯 이렇게 하면 독자 사업으로 진행될 때는 사업성이 없어 개발이 잘 추진되지 않는 구릉지의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용적률 등의 구체적인 허용 범위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사업 대상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강북에서 재정비 촉진지구로 새로 지정될 지역이나 뉴타운 지구 중 재정비 촉진 지구로 전환될 지역들이 후보다. 시는 검토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2009년까지 재정비 촉진 지구로 지정되는 구역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이 제도를 시범 시행한 뒤 성과가 좋으면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의도대로 잘 진행된다면 서울의 경관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도시개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jsham@joongang.co.kr]

저작권자: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