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그사람’ 7080 추억의 노래바(Bar) 가득
[기획탐방=강남상권을 가다]-<30>신사역세권(상)…중장년층 유흥문화 중심
강남구 북쪽 한강변에 위치한 신사동은 당초 성동구에 포함됐다가 강남개발이 한창이던 1975년 강남구로 편입된다. 조선시대에는 나루터가 있어 강 건너 한남동과 이어지는 교통요충지였다. 지금도 신사동은 한남대교 남단에 위치한 강남의 입구다. 종으로는 강남대로가 시작하는 곳이며 횡으로는 도산대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에따라 유흥업소와 각종 상가들이 밀집해 강남 다른 어느 지역보다 일찍 상권이 발달해 왔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테헤란로와 강남대로의 상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 신사동은 80년대 가수 주현미씨의 노래 ‘신사동 그사람’이 인기를 끌 만큼 강남의 유흥 중심지였다. 과거부터 유흥문화가 발달했던 지역이지만 현재는 유흥문화의 중심이 강남대로와 도산대로를 따라 신사역에서 멀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유흥문화의 열기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옛 추억을 찾는 중장년층들이 제법 있어 자연스레 7080 노래바(Bar)를 중심으로 유흥상권이 형성됐다. 이곳에서 만난 한 음식점 종사자는 “젊은 사람들은 다 가로수길이나 강남역쪽으로 가서 이곳은 나이든 사람들 아지트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신사역세권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 가로수길이겠지만 가로수길을 전적으로 신사역세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또 가로수길 외에도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이 제법 있기 때문에 가로수길이 신사역세권의 전부도 아니다. 그동안 스카이데일리는 가로수길을 비롯한 신사동 일대의 상권을 밀착 취재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가로수길을 제외한 신사역세권 일대 상권을 두 편에 나눠 취재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는 신사역에서도 서초구 잠원동에 속한 신사역 5번출구 일대다. 신사역 하면 떠오르는 아구찜집들이 대로가에 들어서 있고 골목 안에는 7080 컨셉의 노래바들이 다수 위치해 있다. 맛집은 아구찜집 외에도 양평해장국 등 명성이 높은 곳들을 찾아볼 수 있다. 유흥문화 역시 다양한 바들과 단란주점이 자리해 상권이 잘 발달한 지역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사역 5번출구 일대 상권을 현장 취재했다
▲ 신사역 5번출구 일대 상권 약도(위)와 신사역 사거리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신사역 사거리는 한남대교 남단에 위치한 강남의 입구다. 종으로는 강남대로의 시작점이면서 횡으로는 도산대로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신사역 상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가로수길이다. 젊음과 패션의 거리이며 유동인구가 많고 패션과 맛집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하지만 가로수길은 신사역세권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도 있다. 도산대로에 접하는 방면은 신사역 8번출구에 가까워 신사역세권이라 볼 수 있지만, 상권이 700여m에 달하는 가로수길을 따라 건너편 압구정역까지 연결돼 있다.
또 가로수길 외에도 상권이 발달한 지역이 있어 가로수길이 신사역세권의 전부라고 할 수도 없다.
강남구에 속하는 신사역 8번출구 방면 신사동 일대는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상권이 크게 활성화돼 있다. 반면 1번출구 방면 논현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상권이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도산대로 변에는 브로드웨이 시네마 극장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아 보이지만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상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신사역 사거리 일대 대로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병원 간판이다. ⓒ스카이데일리
서초구에 속하는 신사역 4번과 5번출구 방면 잠원동 일대는 전체적으로 맛집이 발달한 상권이다.
4번출구 방면은 맛집이 밀집한 지역으로 아구찜과 간장게장집들이 앞다퉈 원조 간판을 내걸고 성업 중이다.
5번출구 방면은 맛집들도 있지만 유흥문화도 고르게 발달해 있으며 노래바(Bar)가 집중적으로 들어서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곳(5번출구) 강남대로변은 과거 70~80년대 젊은 층들이 대거 몰려들었던 젊음의 거리였다. 80년대 당시 호프집 ‘로마의 휴일’은 대단히 유명한 곳이기도 했었다. 당시 이곳에서 음악을 신청하면 LP레코드로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7080 세대들에게는 최대의 향수가 묻어난 곳이 이 지역인 배경이다.
7080 중심 노래바 집중 밀집
신사역 5번출구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면 강남대로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병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주를 이룬 가운데 치과와 비뇨기과 등 다양한 의원급 병원들이 강남대로변 빌딩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신사역사거리에서 시작하는 병원 밀집지역은 압구정동을 거쳐 청담동까지 이어진다. 강남구가 자랑하는 이른바 ‘뷰티벨트’의 시작점인 것이다.
▲ 신사역 5번출구 일대에는 7080 컨셉의 노래바(Bar)들이 골목 곳곳에 위치해 있다. ⓒ스카이데일리
병원들이 있는 건물은 높이가 10여층에 달하는 중형 빌딩부터 15층이 넘는 대형빌딩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강남대로를 따라 지정된 일반상업지역에 세워진 건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목 안은 건물의 높이가 낮아진다. 2~3층 낮은 건물이 많이 보이고 높은 건물도 5층 내외다. 이 지역은 2종일반주거지역이기 때문에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대로변 빌딩들이 병원 밀집지역이라면 골목 안은 7080을 표방하는 노래바(Bar)들이 다수 모여있다.
사거리 방향으로 나 있는 이면도로인 강남대로 101길을 따라 상권을 훑어보면 길의 초입에서부터 ‘신사 라이브’라는 라이브클럽의 간판을 볼 수 있다.
이 길 초입에 있는 유명한 맛집 ‘유명국 양평해장국’ 옆에 있는 ‘ABC 라이브클럽’이 자리해 있다.
▲ 맛집과 술집들 사이에서 어김없이 노래바들을 찾아볼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길 건너편에는 해장국집을 마주보고 ‘시연 7080’이라는 노래클럽 간판도 보인다. 조금더 걸으면 ‘신의주 찹쌀순대’ 옆에 있는 K바를 발견할 수 있다.
골목안 조그만 삼거리에는 이정표 마냥 M바가 커다란 간판을 내걸고 있다. 골목안을 들여다 보면 I 유흥주점 너머로 ‘7080 라이브 추억의 책가방’을 찾을 수 있다.
홈메이드 커피로 유명한 ‘까페 라맘마’ 옆에는 G 단란주점이 자리해 있다.
골목 안에 대대적으로 몰려있던 노래바들은 이제 논현역 사거리 방면으로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다양한 분위기의 노래바들이 자리해 유흥문화가 발달했다. ⓒ스카이데일리
나루터로변 식당가 옆에는 ‘강남스타일’ 노래바가 대로 앞 요지에 자리잡고 있다.
이 지역은 과거부터 유흥문화가 발달했던 지역이지만 유흥문화의 중심이 강남대로와 도산대로를 따라 신사역에서 멀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유흥문화의 열기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곳을 찾는 중장년층들이 제법 있어 자연스레 7080 노래바를 중심으로 상권의 성격이 변화했다.
거리에서 대화를 나눈 한 음식점 종사자는 “젊은 사람들은 다 가로수길을 가든지 강남역쪽으로 가서 이곳은 나이든 사람들 아지트가 됐다”고 말했다.
신사역 명물 ‘원조’ 맛집 여기에도 있어
신사역에서 아구찜과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맛집들이 원조전쟁을 벌이는 지역은 하편에서 다룰 4번출구 방면이지만, 노래바들이 모여있는 5번출구 방면에서도 맛집 대결을 찾아볼 수 있다.
▲ 대로변에 아구찜집 두 곳이 나란이 붙어서 경쟁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나루터로 주변에는 아구찜집 2곳이 나란히 붙어 원조 간판을 내걸고 손님을 끌고 있다. 실내포차와 참치전문점도 나란히 들어서 있는 맛집 라인이다.
강남대로 101길을 따라 골목 안에 들어오면 가장 유명한 ‘유명국 양평해장국’ 앞에 ‘양평신내서울해장국(큰아들집)’이란 간판도 볼 수 있다. 서울에서도 손에 꼽히는 해장국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전통 순대국·감자탕’이나 ‘털보감자탕’ 등 감자탕집들도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이어 위치해 있다.
‘신사돼지찌게 전문점’이나 ‘시골밥상’처럼 평범한 메뉴를 주력으로 삼는 식당들도 좋은 맛과 뚜렷한 컨셉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 이곳은 서울에서도 손에 꼽히는 해장국 명소로 유명 해장국집들이 있다. ⓒ스카이데일리
‘포항 막회집’, ‘고창 풍천장어’처럼 개성있는 메뉴를 내건 식당들도 있어 업종이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한식 중심이며 일식이나 중식 집은 손에 꼽을 만하고 양식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을 찾아볼 수 없다는 특징도 있다.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식집이나 제과제빵점도 찾아볼 수 없는 가운데 수제 버거를 파는 커피숍들이 젊은 층의 수요를 해결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업종이 편중돼 있지만 다른 업종들이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이 엿보인다. 권리금은 40평형 식당이 1억원 내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 상권의 대표적인 중국집의 경우는 나루터로 대로변에 있는 ‘노독일처’(老獨一處)라는 곳이다. 중국집 치고는 이름이 다소 특이한 이곳은 만두식 요리인 ‘소룡포’가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강남지역 사람들이 이곳에서 크고 작은 모임을 많이 한다.
한편 강남대로 107길 초입에는 유흥문화로 유명한 리버사이드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예전에는 중년과 젊은 층 손님을 각각 구분한 나이트클럽이 지상 2층과 지하에 각각 있었지만 지금은 지하층으로 통합됐다.
이곳 나이트트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한강뷰 조망권이 있는 12층에 있던 룸살롱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룸살롱은 비즈니스 접대를 하는 이용자들에게 한때 크게 각광받았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