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상권이 바로 신사역 4번출구 쪽인 잠원동 일대다. 이 곳은 80년대부터 아구찜(아귀찜)으로 유명세를 탄 지역으로 꼽혀왔다. 이후에는 간장게장도 유명해져 골목이름이 ‘간장게장골목’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아구찜과 간장게장 외에도 해물찜·탕 및 꽃게찜·탕 등을 주메뉴로 하는 집들이 이면도로가 만나는 작은 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 간판을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원조’, ‘할매’, ‘마산’ 등이 들어간다. 좁은 사거리에 아구찜과 간장게장집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명한 집의 상호를 따라서 쓰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원조’라는 글씨를 강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극도로 업종이 단순하고 서로 유사해지다보니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자체가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이런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었다. 간장게장골목이 가진 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이다. 이 골목은 또 개성있는 일본식 선술집이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풀살롱과 룸살롱들이 위치해 유흥문화도 발달했다. 대로변에는 대형 노래방과 단란주점들이 있어 유흥을 주도하고 골목 안에는 조용한 분위기의 와인바와 칵테일바를 비롯한 일본식 선술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강남 술손님이면 1차 코스로 한두번은 와봤을 신사동 아구찜과 간장게장은 이제 명소가 됐다. 이곳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인근의 유흥가 이외에도 강남의 주요 유흥가로 속속 빠져나가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특색있는 음식에 선술집, 전문바, 단란주점, 룸살롱 등이 혼재한 신사동 간장게장골목(아구찜 골목)을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했다. |
강남 술손님 1차코스 ‘아구찜·게장’ 서울메카
[기획탐방=강남상권을 가다]-<31>신사역세권(하)…바·일본술집·룸살롱 혼재
신사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상권이 바로 신사역 4번출구 쪽인 잠원동 일대다. 이 곳은 80년대부터 아구찜(아귀찜)으로 유명세를 탄 지역으로 꼽혀왔다. 이후에는 간장게장도 유명해져 골목이름이 ‘간장게장골목’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아구찜과 간장게장 외에도 해물찜·탕 및 꽃게찜·탕 등을 주메뉴로 하는 집들이 이면도로가 만나는 작은 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 간판을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원조’, ‘할매’, ‘마산’ 등이 들어간다. 좁은 사거리에 아구찜과 간장게장집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명한 집의 상호를 따라서 쓰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원조’라는 글씨를 강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극도로 업종이 단순하고 서로 유사해지다보니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자체가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이런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었다. 간장게장골목이 가진 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이다. 이 골목은 또 개성있는 일본식 선술집이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풀살롱과 룸살롱들이 위치해 유흥문화도 발달했다. 대로변에는 대형 노래방과 단란주점들이 있어 유흥을 주도하고 골목 안에는 조용한 분위기의 와인바와 칵테일바를 비롯한 일본식 선술집들이 자리잡고 있다. 강남 술손님이면 1차 코스로 한두번은 와봤을 신사동 아구찜과 간장게장은 이제 명소가 됐다. 이곳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인근의 유흥가 이외에도 강남의 주요 유흥가로 속속 빠져나가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특색있는 음식에 선술집, 전문바, 단란주점, 룸살롱 등이 혼재한 신사동 간장게장골목(아구찜 골목)을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했다
▲ 신사역 인근 간장게장 골목 상권 약도(위)와 또 다른 이름인 아구찜(아귀찜) 골목 일대 전경. 강남의 술손님들이 1차로 이곳을 찾아 술 한잔 걸친 뒤 이곳 인근이나 강남 주요 유흥지로 빠져 나가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지하철3호선 신사역 4번출구를 나오면 강남대로를 따라 늘어선 빌딩들에서 병원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JS강남 웨딩문화원 너머로는 한국 야쿠르트 본사도 보인다. 강남대로를 따라 다양한 기업들의 건물이 많이 보이는 지역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간판이 ‘아구찜’(아귀찜)과 ‘간장게장’이다. 이 곳이 바로 서울의 ‘아구찜 대표명소’이자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으로 불리는 곳이다.
서초구 잠원동에 속하는 이 곳 골목은 80년대부터 아구찜을 비롯한 맛집들이 몰려 인기를 끌어 온 지역이다. 이후에는 간장게장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많은 식당들이 아구찜과 간장게장을 주메뉴로 삼고 있다. 꽃게찜·탕과 해물찜·탕도 유명하다.
좁은 골목 안에 한 집 건너 아구찜과 간장게장집들이 모여 있으니 손님을 끌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업종구성이 단순한 특화상권의 특징이기도 하다.
특색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간판에 비슷비슷한 단어들이 들어가 있어 가게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저마다 간판에 ‘마산’이나 ‘할매’ 등의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원조’라는 표현도 빼놓을 수 없다.
▲ 이 곳 골목안 아구찜과 간장게장집 간판에는 원조, 마산, 할매, 본점 등의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사진은 이런 표현이 모두 들어가 있는 한 아구찜집 간판. ⓒ스카이데일리
‘원조’를 내건 아구찜과 간장게장 집들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누가 무슨 원조인지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마치 재료가 되는 아귀와 꽃게들이 여기저기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간판경쟁이 그야말로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아구찜 골목 4거리 모퉁이에 ‘마산 방박사’라는 이름이 독특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자주 찾는 사람들은 방인택 사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약속장소도 ‘방박사에서 보자’는 식으로 만남의 광장같이 되기까지 했다.
‘방박사 아구찜’은 새벽에 여수에서 직송해온 국산 아귀만을 쓴다고 내세운다. 여기에 경북 영양 고추, 의성 마늘, 조미료 대신 다시마와 멸치 등을 재료로 사용해 일찌감치 유명세를 굳혔다.
바로 대각선 맞은편 ‘원조 마산 아구찜 본점’이란 간판을 내건 곳도 음식이 깔끔해 방박사와 자웅을 겨루고 있다. 두 곳은 저녁이면 일찌감치 자리가 찰 정도로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됐다.
하지만 업종구성이 단순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 골목은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대형상권으로 크기에는 제약요인이 있어 보였다. 다만 아구찜과 간장게장으로 이름이 알려져 일정 한도 내에서는 단점이 장점으로 된 모양새다.
▲ 이면도로가 만나는 작은 사거리에 위치한 ‘마산 방박사 아구찜’ 은 만남의 장소가 됐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구찜과 간장게장을 즐기는 중장년들은 곧잘 ‘방박사에서 보자’는 약속을 한다. ⓒ스카이데일리
이 골목 안에 있는 아구찜이나 간장게장 집들은 기본적으로 ‘신사역 간장게장 골목’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것이다. 30평 상가 권리금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사이를 보이는 것도 이런 영향이다.
4번출구 골목 안 아구찜·간장게장 원조전쟁터
강남대로99길과 신반포47길이라는 두 이면도로가 만나는 작은 사거리가 간장게장 골목의 최대 상권이다.
신사역 4번 출구에서 강남대로99길을 따라 골목 안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원조 마산 할매 아구찜 본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 곳 골목 아구찜 간판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단어가 집약된 이 간판 뒤로 간장게장과 아구찜을 함께 하는 집들이 즐비하다.
이곳 작은 사거리에 바로 ‘방박사’와 ‘마산 아구찜 본점’이 마주보는 가운데 사거리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원조 목포항’도 아구찜과 간장게장, 해물탕을 주 메뉴로 하고 있다. 이처럼 가게마다 간판에 ‘원조’가 빠지지 않는다.
목포항 뒤로 ‘서백자 간장게장’, ‘프로 간장게장 본점’ 등 간장게장집들이 연이어 서 있다. 이들 가게들은 물론 해물찜과 아구찜을 함께 하고 있다.
▲ 6층 높이의 ‘프로 간장게장’ 건물. 이곳 일대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대부분 2~3층인 가운데 6층건물인 이 곳은 나름 도드라져 보인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원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판과 주 메뉴가 비슷비슷해지던 추세가 최근에는 개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간판들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골목 안쪽에는 6층짜리 건물에 있는 ‘프로 간장게장’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이 골목 일대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대부분의 건물이 2~3층 높이인터라 6층짜리 건물이 단연 눈에 띈다.
골목을 찾은 한 40대 중년 남성은 “내가 알기로 이 골목에서는 여기가 원조집”이라며 한 ‘원조’ 아구찜집을 지목했다. 하지만 아구찜 골목의 역사가 이미 80년대부터 시작됐고 저마다의 비법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조성된 이 골목에서 원조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다소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는 “다른 가게들은 간판이 비슷비슷해서 오히려 발이 안 가는데, 여기는 이름이 좀 달라보여서 한번 와봤다”고 말했다. 이 손님의 말처럼 이 곳 골목도 이제 개성으로 시선을 끌고 맛으로 단골을 만드는 쪽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변화해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특한 일본식 술집들도 많아
이 곳 골목은 또하나 일본식 술집들이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나루터로에서 신반포47길을 따라 간장게장골목 안으로 들어오면 참치스시바인 ‘길맨’이 눈에 들어온다.
▲ 골목 안에는 일본식 선술집도 많이 위치해 손님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2층에는 일본식 선술집인 ‘노부가’가 자리하고 있다. 사케와 아사이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대로99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면 생참치 전문점인 ‘마구로센’도 만날 수 있다.
골목안 깊숙한 곳에는 ‘吉左右(깃소우, 희소식이라는 뜻의 일본어)’라는 간판의 일본식 선술집도 보인다.
반면 중식집은 골목 입구에 대형 중식집인 ‘정무문’이 보이고 골목을 따라 깊숙이 들어오면 ‘공리’가 보이는 정도다.
▲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광경. ⓒ스카이데일리
한식으로 아구찜과 간장게장이 업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곳 골목에서 중식집이 미약하게 발달한 가운데 일본식 음식점과 선술집이 발달한 이유는 골목을 찾는 일본 손님들에게 친근하면서 한국 손님에게는 이국적인 인상을 줘 ‘일거양득’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업주들의 노력으로 보인다.
고급 룸살롱에 분위기 있는 와인바도 자리한 유흥골목
아구찜과 일본식 선술집 외에도 간장게장골목은 유흥가로도 유명하다.
신반포47길 변 J모텔 옆은 유명한 A유흥주점(풀살롱, 풀코스 룸살롱)이 자리한 곳이다. 룸살롱 업계 거물인 K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유명인들이 드나들어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강남대로 99길 깊숙한 곳에 자리한 B호텔에는 D유흥주점(룸살롱)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인 등 외국인 접대에 이용되기도 하는 고급 룸살롱으로 알려져 있다.
▲ 유명 룸살롱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호텔도 이 골목 인근에 있다. 이 호텔과는 약 300미터 가량 떨어진 4번출구 인근에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대형 풀살롱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스카이데일리
이곳 나루터로 변에는 또 모텔들 주변에 단란주점과 대형 노래방들이 위치해 유흥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나루터로12길 뒤쪽으로 들어가면 조용한 분위기의 와인바도 찾을 수 있다. 와인바와 칵테일바 등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바들이 산재해 있다.
▲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와인바 전경. 음식과 유흥이 어우러진 가운데 골목에는 이처럼 와인과 칵테일 등의 특색있는 바들이 있다.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