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은 부동산 호황기에 ‘강남 같은 과천’이라고 할 만큼 부자들에게 호감을 받았던 지역이다. 서울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녹지지대가 풍부하고 공기가 좋아 주거단지 최적지로 꼽혔다. 특히 대단위 주공아파트 중 ‘과천 주공2단지’는 지하철 4호선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정부 과천청사가 이웃해 ‘알짜 중의 알짜’로 입에 오르내렸다. 실제로 평당 가격이 5000만원을 넘나들 정도로 초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은 오히려 최근에 와서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주민들은 재건축 이후의 사업성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품고 야심차게 사업을 진행했지만 주변에 6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보금자리지구가 들어서고 과천정부청사가 이전하는 등 악재가 연이어 찾아와 기대감을 오히려 더 많이 꺾었다. 주민들의 기대감은 과거의 호황시절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공사 선정에서 건설사들과 끌고 당기는 씨름을 하면서 마찰이 거듭됐다. 주공2단지는 세 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네 번째 도전에서 시공사 선정에 성공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시공사의 조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시공사 선정과정 자체를 부인하며 법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처럼 과천 주공2단지의 재건축은 아직도 암초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일부 경제신문들은 시공사 선정을 마친 ‘과천 주공2단지’에 대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는 기사를 보도했지만 취재 결과 상황은 달랐다. 주민들 간 갈등이 자칫 ‘모닥불 옆의 화약고’ 같은 긴장상태를 느끼게까지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과천 주공2단지’를 찾아 사업 진행 사항, 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주민들 간의 갈등 이슈 및 양측의 입장 등을 취재했다.

‘강남 같은 과천’ 옛 추억에 ‘헐값 재건축’ 논란

[재건축 르포]<54>-과천 주공2단지…‘초고가 기대감’ 물거품에 갈등폭발 조짐


 

경기도 과천은 부동산 호황기에 ‘강남 같은 과천’이라고 할 만큼 부자들에게 호감을 받았던 지역이다. 서울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녹지지대가 풍부하고 공기가 좋아 주거단지 최적지로 꼽혔다. 특히 대단위 주공아파트 중 ‘과천 주공2단지’는 지하철 4호선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정부 과천청사가 이웃해 ‘알짜 중의 알짜’로 입에 오르내렸다. 실제로 평당 가격이 5000만원을 넘나들 정도로 초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은 오히려 최근에 와서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주민들은 재건축 이후의 사업성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품고 야심차게 사업을 진행했지만 주변에 6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보금자리지구가 들어서고 과천정부청사가 이전하는 등 악재가 연이어 찾아와 기대감을 오히려 더 많이 꺾었다. 주민들의 기대감은 과거의 호황시절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공사 선정에서 건설사들과 끌고 당기는 씨름을 하면서 마찰이 거듭됐다. 주공2단지는 세 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네 번째 도전에서 시공사 선정에 성공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시공사의 조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시공사 선정과정 자체를 부인하며 법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처럼 과천 주공2단지의 재건축은 아직도 암초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일부 경제신문들은 시공사 선정을 마친 ‘과천 주공2단지’에 대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는 기사를 보도했지만 취재 결과 상황은 달랐다. 주민들 간 갈등이 자칫 ‘모닥불 옆의 화약고’ 같은 긴장상태를 느끼게까지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과천 주공2단지’를 찾아 사업 진행 사항, 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주민들 간의 갈등 이슈 및 양측의 입장 등을 취재했다


 ▲ 많은 악재가 계속돼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세 번의 고배를 마신 ‘과천 주공 2단지’는 최근 네 번째 도전만에 시공사 선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주민들 간의 의견 차가 발생하고 있어 향후 사업 진행에 대해서는 섣불리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과천 주공 2단지 위치도(위) 및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한 달간 지속된 장맛비가 멈춘 오후 시간에 서울과 맞닿아 있지만 맑은 공기가 서울과는 사뭇 다른 ‘과천 주공 2단지’를 찾았다.
 
주공 2단지는 세 번의 고배를 마신 이후 지난 21일 시공사 선정에 어렵사리 골인해 들뜬 분위기가 연출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단지 입구에는 시공사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만이 내걸려 있었다.
 
이곳은 한때 연이은 호재로 강남 고급아파트 가격을 넘어서는 알짜배기 단지로 주목 받았었다. 하지만 계속된 악재로 재건축 사업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 왔다.
 
주민들은 과거 시세가 좋았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곳이 항상 주목되는 재건축 단지로 꼽히면서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과천 주공 2단지’ 내에는 최근 선정된 시공사의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사업 진행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뜬 시공사, 조합 등과는 달리 일단의 주민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시공사 선정과 함께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합측도 이번 시공사 선정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 듯 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천2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의 천성우 사무장은 스카이데일리와 만나 “총회 결과 주민들의 찬성으로 시공사 선정이 끝났다”며 “앞으로는 사업 진행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당사자인 주민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어두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불리한 조건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의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는 반응을 보이는 한편 정기 총회 결과에 승복 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 P씨는 “이번 시공사 선정 결과는 승복할 수 없다”며 “현재 일부 주민들이 모여서 ‘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시공사 선정 관련 주민 찬·반 의견 팽팽
 
 ▲ 시공사 선정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 이견이 나오고 있다. 시공사가 내건 조건을 반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공사 선정 자체를 무효화 시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카이데일리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 선정 자체가 무효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조합측 입장도 강경하다.
 
조합측 관계자는 “이미 정기총회를 진행해 주민들 다수의 의견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며 “결과가 나온 판국에 더 이상 사업을 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문제는 이미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니 앞으로는 사업 자체에만 힘을 쏟을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조합측이 제시한 총회 결과 내용에 따르면 총 1620세대 중 약 9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고 그 중 약 700여명이 이번 시공사 선정을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 반대편에 있는 주민들은 시공사 선정이 진행된 총회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주민 P씨는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주민 투표 자체에도 의혹이 제기된다”며 “이대로 사업을 일방적으로 진행한다면 총회자체를 무효화하는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현재 선정된 그레이트사업단(SK건설, 롯데건설)이 제시한 조건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합원 분양가·일반 분양가 3000만원
 
 ▲ 시공사가 내건 입찰 조건에 대해서도 주민들 간의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주민들은 경기회복 기미가 없으니 되도록 빨리 진행하면 좋겠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에서는 현 조건으로는 사업 진행에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

이번에 시공사로 선정된 ‘그레이트사업단’이 제시한 조건은 3.3㎡당 일반 평균 분양가가 1930만원, 조합원 평균 분양가 1737만원일 때 무상지분율 111.54%다. 또한 일반 평균 분양가 2230만원, 조합원 평균 분양가 2007만원일 때 무상지분율 122.24%도 함께 제시됐다.
 
조합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두 가지 안 중 ‘일반 평균 분양가 2230만원’의 조건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상태로 이 안대로 진행될 확률이 약 90%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 시공사가 선정한 조건에 반대하며 무효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주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재건축 진행시 조합원 분양가는 일반분양가 대비 80% 정도로 책정 되는 반면 과천 2단지는 90%로 일반적인 수치를 훨씬 웃돈다고 한다. 인근에 위치한 1단지가 약 64%로 비교적 낮게 책정된 사실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 했다.
 
또한 과천 주공2단지는 일반분양가 및 무상지분율도 비교적 낮게 책정됐다고 한다.
 
주민 K씨는 “인근 1단지의 경우 일반분양가 2527만원, 무상지분율 130.1%의 조건이고 6단지 또한 일반분양가 2510만원, 무상지분율 150%의 조건으로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했다”며 “만약 이대로 재건축이 진행되면 원하지 않아도 현금청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주민들이 대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25㎡(약 7평)에 거주하는 주민의 경우 재건축 이 후 85.0㎡(25.7평)으로 입주해야 하지만 현재 조건으로 그들이 입주하기 위해선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한다.
 
만약 현재 조건으로 재건축이 진행된다면 주민 분담 예정금액이 약 1억3400만원, 이주비 금융비용은 약 1억4000만원 정도로 각각 예상돼 재건축 입주 총 필요금액은 약 2억7000만원 가량 산출된다.
 
현재 과천 주공2단지 25㎡(약 7평)의 시세가 약 2억70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조합원들이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분양 받는데 소모되는 비용은 5억4000만원 가량인 셈이다.
 
반면 일반분양을 통해 같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약 5억700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계된다.
 
이에 K씨는 “일반분양가와 조합원분양가가 불과 300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어도 최소 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3000만원 차이로 재건축을 기다리기 보단 차라리 현금청산이 낫다는 의견이 대다수다”고 토로했다.
 
대규모 보금자리주택 건설, 정부청사 이전 등 악재 겹쳐
 
 ▲ 한 때 강남을 능가하는 수준까지 올라갔던 과천 일대의 주택 값은 보금자리주택건설, 정부청사 이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과천주변에 우후죽순 생겼던 부동산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한 때 평당 가격이 5000만원을 호가하던 과천 주공2단지가 평당 약 2500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지금의 헐값 재건축 상황에 오기까지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다.
 
단지 내 위치한 S부동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정부청사 이전문제를 대표적으로 꼽는다”며 “하지만 실상 더 큰 문제는 단지와 인접한 지역에 ‘보금자리지구’가 들어서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과천 보금자리 주택지구 계획’에 따르면 과천시 갈현동, 문현동 일대 135만3000㎡(약 4만9000평) 규모의 토지에 6만2000호의 주택이 건설될 예정이다. 그 중 4만1000호가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어진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계획이지만 이미 일대에는 보금자리주택이 지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발표 1년 전부터 떠돌았고 그 때부터 집값이 곤두박질 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가지 악재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 ‘과천 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에 국내 건설사들도 쉽사리 시공사 후보로 등록하지 못했고 혹시 관심을 보이더라도 주민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조건을 내거는 등 악재가 도미노 현상을 보여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가 시절 과천 주공2단지 주민들은 “자고 일어나니 집값이 수천만원씩 올랐다”는 말들을 했었다. 따라서 재건축 시작 당시에는 강남을 능가하는 집값을 예상하면서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었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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