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뉴타운’ 왕십리 개발 진통

원조 뉴타운 3인방 중 막내격인 왕십리가 진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시범뉴타운으로 함께 지정된 은평과 길음이 이미 뉴타운으로서의 틀을 갖춰가고 있는 것에 비해 왕십리 지역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올 하반기 첫 선을 보일 예정이었던 2구역 분양이 내년 4월께로 늦어지는가 하면, 급등했던 지분가 역시 ‘개발 피로감’에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왕십리 뉴타운 가운데 사업진행이 가장 빠른 곳은 현재 2구역이다.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관리처분인가 승인을 받았으며 지역민 이주가 절반 가까이 이뤄진 상태. 재개발조합은 “이번 주내로 부분 철거 작업에 돌입하는 등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분양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거주민들의 거센 반발 속에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주 작업이 원할하지 않은 가운데 구역 내 100여개를 상회하는 소공장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예정됐던 철거 작업도 이들의 반발로 인해 무산됐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이주 단지 마련 등을 요구하는 상인들의 요구를 전적으로 들어주기는 힘들다”며 “팀까지 따로 구성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는 1구역과 3구역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3구역은 상인들의 반발에 구역 내 교회와 병원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전 부지의 협소함, 추가 시설 조성에 따른 비용 문제 등으로 추가 보상비 지급을 요구하며 뉴타운 취소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가장 넓은 면적의 3구역의 경우는 상인 이전 문제에 소송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까지도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이같은 개발지연에 따른 ‘개발 피로감’은 금새 재개발 지분에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1구역의 96㎡가 권리가액 2억 7500만원에 프리미엄 2억원이 붙어 4억700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 올해 초 5억원을 호가하던 것에 비해 수천만원이 떨어진 것. 인근 N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추가분담금까지 더해도 일반 분양 예상가인 6억원 정도면 96㎡형 분양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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