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공기업도 부동산 개발사업
막강 자본력으로 잇따라 진출
건설사 "단순시공자 되나" 울상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 분야에 공공기관과 금융권에 대한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대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서민주택을 주로 공급하는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기관과,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금융기관 및 제조업체까지 부동산 개발사업자로 영역을 확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주택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기업도시, 민ㆍ관합동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ㆍ개발사업자금)사업, 도시개발사업 등 각종 대규모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실제 한화건설은 인천 옛 한국화약공장 터에 1만2,0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를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중이고, 현대건설은 충남 서산의 간척지 1,080만평을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개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부동산 개발사업 신호탄은 주공이 쏟아올렸다. 주공은 최근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18의 2 일대 마포 1-5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사업시행 허가를 받아 본격 개발에 나섰다.

이 사업은 아파트 467가구와 오피스텔 112실, 근린상가 등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년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주공이 주민 대표회의로부터 사업시행자 수행요청을 받아 시행하는 첫번째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한 축이 '자금'이라는 측면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금융권의 개발사업 진출도 업계판도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태영이 시공사로 선정된 광명역세권 PF사업의 경우, 우리금융을 대표로 금융기관으로만 구성된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인천 오류 토지구획정리 아파트 개발사업과 관련, 단순 자금대출에서 벗어나 부지매입에서 아파트건설, 담보대출에 이르기까지 도시개발 전반적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 허성국제빌딩의 지분 100%를 2,860억원에 인수, 완공후 빌딩 임대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제조업체들도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CD 모니터와 PDP TV등을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전문업체인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KDS)는 경남 통영시 광도면 일대 1만5,000여평의 부지에 아파트 900~1,000 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토지신탁과 토지신탁업무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부동산 개발시장경쟁이 뜨거워지자 건설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자칫 도급계약에 의해 아파트 등을 시공만하는 '단순 시공사'로 전락할 우려 때문.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사업은 자본과 토지가 두 축"이라며 "막대한 자금과 땅을 보유한 공공기관 및 금융권이 진출한다면 건설사는 저수익 도급사업 수주에만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혁 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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