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둡고 불투명하다. 정부의 각종 규제책이 본격 시행되는 데 이어 강화된 보유세 부담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풍부한 유동자금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숨을 죽이고 있는 가운데 금리, 증시의 인상조차 변화무쌍하게 움직일 공산이 크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은 부양책을 거론하며 경제회복을 다짐하고 있지만 지표는 이미 처진 채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때문에 부동산시장은 여름 비수기를 거치면서 저점 하락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팔려는 매물은 늘어날 것이나 사려는 매수세는 갈수록 위축돼 거래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가격이 조정 내지는 하향 기울기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강남 송파 분당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으로 지목된 알짜배기 지역조차 투자 문의가 실종되다시피한 가운데 수도권 및 지방권 주택시장의 냉각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토지시장 역시 8ㆍ31 대책의 직격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개발 기대감 상실과 60%에 달하는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즐비, 가격 속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 영향을 강하게 받는 상가시장도 경제 침체의 늪이 깊어지면서 임대수익률이 급락, 매기가 줄어들 수밖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먹구름 장세 속에서도 국지적으로 빛을 발하는 대상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예컨대 용산을 비롯해 광진구, 하남, 성남, 인덕원 일대의 비버블지역 기존 아파트나 판교 신도시를 비롯해 용인 성복ㆍ신봉ㆍ동천ㆍ흥덕지구, 성남도촌, 송도 신도시의 분양아파트는 관심을 끌 것이다. 따라서 기존 아파트의 11월 이전 저점 매수나 유망지역 신규아파트의 청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계획관리지역으로 편입되는 수도권 토지를 비롯해 서울 강일ㆍ세곡, 수원 광교 신도시, 김포 파주, 고양삼송 신도시 등에서 풀리는 10조원대의 보상금이 흘러들 주변 지역 등도 국지적 투자 공방전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또 남양주, 포천, 김포, 인천을 잇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용인ㆍ김포ㆍ하남ㆍ광명의 경전철 노선, 분당선 연장선을 비롯한 신분당선, 7ㆍ8호선 연장선, 신안산선, 수인선, 경춘선과 경의선 복선화 지역의 부동산도 공간적 거리감이 단축되면서 인구유입이 가속돼 투자 매력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와 같은 내리막길에서의 투자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빈번하게 바뀌는 법률이나 정책을 따라잡기 힘든 데다 리스크는 커지고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학군, 편의시설, 교통, 쾌적도 등의 잠재력을 지닌 대상을 찾는 정석투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단타로 안달하는 사람일수록 투자시장에서는 항상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장기적 안목으로 자산가치 상승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확실한 알짜배기 매물을 잡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현장 중심으로 투자대상의 잠재력을 파악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주택이나 토지는 입지의 잠재력을 철저하게 따지고 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은 수익률을,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은 유지보수 등 기술적 분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검증이야말로 먹구름 장세 속에서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책이라 할 수 있다. (ch100@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