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이 '형님'이라면 우린 '아우'
일산 '위성신도시' 5곳 조성

“제2자유로 개통 등으로 살기가 좋아지는 일산에 들어갈까 했는데 집값이 너무 올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일산신도시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실망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올들어 각종 호재에다 분당 시세 따라가기 등으로 집값이 갑자기 훌쩍 뛴 탓이다.

일산은 분당과 가격 차가 많이 나 부담이 덜했는데 올들어 놀라보게 올랐다. 통계만으로 보더라도 올들어 일산 집값 상승률은 18%로 분당(14%)보다 높다. 올해 일산의 집값 상승률은 2003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3년간 오른 집값(17.5%)보다 더 높다. 이 기간 분당은 일산의 두배가 넘는 47%나 올랐다.

한꺼번에 오른 일산 집값이 부담스럽다면 주변 지역이 어떨까. 물론 좋다. 주변 지역 개발이 활발한데 가격은 일산보다 저렴하고 생활은 같은 생활권이어서 일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분당 신도시와 함께 수도권 주택시장의 양대 기둥인 일산 신도시에 ‘위성 신도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주변에 택지개발지구 등의 개발이 활발해 신도시 규모의 새 주거지가 조성되는 것이다.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도 일산에서 새 주변 지역으로 점차 옮겨가면서 이 일대 집값이 크게 오르며 일산 집값을 넘보고 있다.


판교보다 많은 3만2000가구 새로 들어서

일산 북쪽을 따라 3곳에서 주택공사ㆍ토지공사 등 공공이 개발을 맡은 택지개발이 진행된다. 일산2지구ㆍ풍동지구는 이미 개발 중이다. 풍동지구를 둘러싸는 풍동2지구의 개발계획이 최근 발표됐다. 일산2지구ㆍ풍동지구는 각각 25만평 규모이고 5000가구씩 들인다. 풍동지구는 분양을 모두 끝낸 데 이어 입주 중이다. 일산2지구에서 5월 택지가 공급된 중대형 연립주택 105가구가 마지막으로 내년 4월 이후 분양되고, 이미 분양된 단지들의 입주가 내년에 시작된다. 풍동2지구는 이들 지구와 비슷해 29만평에 5000여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분양은 2009년께로 잡혀 있다.

이들 택지지구 인근에 민간이 가구단지를 주거지로 대규모로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도 2곳 진행되고 있다. 각각 웬만한 택지지구 규모다. 일산 북동쪽에 GS건설ㆍ벽산건설이 시공하는 식사지구는 30만평으로 9000가구 정도가 들어설 예정이다. 덕이지구는 일산 북서쪽 20만평으로 신동아건설과 동문건설이 5000여가구를 짓는다.

도시개발사업은 2011년 끝날 것으로 보이고, 풍동2지구가 가장 늦은 2012년 완공될 예정이다. 가구단지 개발 업체들은 “주택만 짓는 게 아니고 편의시설ㆍ녹지공간 등을 충분히 갖출 계획이어서 공공택지지구 못지 않게 계획적으로 개발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택지지구와 가구단지 부지를 합치면 면적이 모두 130만평 정도로 일산(476만평)의 3분의1 정도이고 산본(127만평)만하다. 들어설 주택은 3만2000가구로 판교(2만7000가구)보다 많다.

일산 수요 흡수하며 집값 많이 오를 듯

주변 개발지 가운데 사실상 규모가 확대되는 풍동지구가 가장 주목받을 전망이다. 규모가 가장 크고 생활편의시설 등에서 이 일대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정부도 주변 개발로 수요가 늘어나는 기반시설ㆍ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풍동2지구를 개발키로 했다. 인근 LG공인 장순영 사장은 “국민임대주택 비중에서도 풍동이 34%로 일산2지구(55%)보다 낮아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 끌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개발사업지역들엔 임대주택 계획이 없다. 20평대 이하가 적지 않은 공공택지와 달리 모두 30∼60평대의 중대형이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접근성에선 식사지구가 낫고 덕이지구는 파주 신도시와 가깝고 복선화되는 경의선 전철 탄현역를 이용할 수 있다.

풍동2지구와 식사ㆍ덕이지구 분양가는 중대형에선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풍동2지구는 주변 시세의 90%로 매겨지고 식사ㆍ덕이지구는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매기지만 시세를 크게 벗어날 것 같지 않다.

반면 중소형에선 택지비 원가에 건축비 상한가격을 합쳐 분양가를 정하는 풍동2지구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매제한기간은 식사ㆍ덕이지구에선 입주 때까지인 데 비해 풍동2지구의 경우 계약 후 중대형 5년, 중소형 10년이다.

일산 진입 수요와 일산의 갈아타기 수요가 이들 지역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중인 풍동지구에 이미 수요가 몰리고 있다.

풍동지구 집값은 입주한 지 2개월 새 15% 가량 급등했다. 7월 입주 때 3억2000만원 정도이던 2단지 33평형이 지금은 3억5000만∼3억7000만원이다. 풍동지구 행운공인 이종성 사장은 “일산신도시의 중소형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에 달해 일산에 들어가기 부담스럽고 일산에 살면서 자금 사정으로 평형을 키우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풍동지구를 희망한다”며 “일산과의 가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풍동지구 가격은 7월 말 일산의 70%에서 지금은 80%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편의시설ㆍ문화시설ㆍ교육여건 등과 지하철ㆍ자유로 등 교통편에서 일산에 밀려 일산 집값을 쫓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일산 소망공인 김근영 사장은 “풍동지구 등이 새 집이어도 입지여건에선 일산에 견주기 어렵다”며 “다만 일산 수요가 분산돼 일산 집값 상승세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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