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촌 1번지 ‘금싸라기 달동네’ 개발된다

[강남재건축 르포①]-대치동 구마을…삼성역세권·8학군특구 기대효과

  

강남도 개발 이전에는 황량한 땅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70~80년대 강남개발 붐을 타고 이곳은 전국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했다. 투자만 하면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는 강남불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 같은 강남개발 붐의 중심에 아파트가 자리했다. 이곳에는 웬만한 빌딩 값에 버금가는 초고가 아파트가 그래서 즐비하다. 그런데 아직도 최고의 강남 요지에 과거의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는 지역이 있다. 상권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인 삼성동 삼성역 인근 역세권에 있으면서 소재지는 교육특구 1번지인 대치동에 있는 소위 ‘구마을’이 그곳이다. 강남 한 복판에 시골의 정취를 풍기는 마을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판자촌은 없지만 인근의 고층빌딩과 고가아파트 숲속에 있는 탓에 ‘강남의 달동네’로 불린다. 이곳이 강남 재건축 개발붐을 타고 서울시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100년이 넘게 살고 있는 주민들도 이제는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한다. 총 3개 구역으로 개발되는 구마을은 1구역의 경우 최근 서울시의 보완요청이 떨어졌지만 2~3구역은 지난 15일 서류가 제출돼 심의에 들어갔다. 스카이데일리가 재건축 승인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는 구마을 현지를 르뽀 취재했다.

 


 ▲ 대치동 언덕배기 구마을은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 등 전형적인 주택촌을 형성해 인근의 고층빌딩과 초고가 아파트 숲에 파묻힌 듯 아담하게 자리잡았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강남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촌의 상징이자 상권의 메카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하지만 이 지역도 지난 60~70년대 도시개발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황량한 땅이었다.

강남개발은 아파트 붐을 타고 시작됐다. 부자들이 아파트에 매료되면서 강남은 곧 아파트로 연상되기 시작했고 그 열풍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부자들이 이처럼 강남에 몰리면서 기업과 관공서들이 따라 들어와 강남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경제1번지로 부상했다.

그런데 경제중심지 강남에도 아직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있어 주목된다.

그것도 강남의 중심지인 삼성역 인근이자 부촌의 대명사인 대치동에 위치해 있다. 초고층·초고가 아파트 단지에 살짝 숨어있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최고 역세권에 교육특구까지 노른자위

대한민국 최고 역세권으로 꼽히는 삼성 역세권과 코엑스 상권은 물론 8학군 최고라는 교육특구 1번지까지 대형호재가 있는 곳에 이름도 ‘구마을’이라는 정겨운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 드디어 재건축 바람을 탔다.

 ▲ 구마을 예정지 위치. ⓒ스카이데일리
일각에서는 '강남의 달동네‘라고 부를 정도로 강남의 호사스러운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 등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하늘아래 동네라는 이름에 약간은 걸맞게 언덕배기에 위치해 있다.

물론 과거의 판자촌 같은 달동네는 아니지만 인근 고층 빌딩과 초고가 아파트 등과 비교하면 강남의 달동네 수준이다.
 
대치동 963, 977, 964번지 일대에 있는 이 마을은 토착주민들이 많이 살던 마을이었다. 새로 개발된 마을과 비교해 통상 구마을이라고 불리고 있다. 개발을 반대해 이곳에 모인 주민들도 있을 정도로 마을에 애착을 갖는 주민들이 있다.
 
이곳은 1단계 ‘정비계획 수립지역 중인 구역’ 18곳중 3지역이다.  최근 서울시가 밝힌 뉴타운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조사해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전수조사 대상지역인데, 조사주체는 해당 자치단체인 강남구청이다.

 1구역 심의 보완, 2·3구역 15일 접수후 심의중
 
구마을은 인근의 고급아파트 단지의 신유입 주민층과 다르게 최소한 20~30여년 이전부터 살아온 주민들이 많아 전형적인 과거의 주택 촌을 이루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재건축 예정지역을 둘러보면서 주민들에게 탐문·취재한 결과 일부 주택은 100년 이상 대대로 물려받은 집이 있을 정도였다. 이곳 주민들은 강남개발 주민들과 또 다른 성향의 ‘서울 토박이 원주민’이었다.
 
강남구청은 최근 구마을에 대해 재건축 정비계획결정 및 구역지정을 1,2,3구역으로 입안해 서울시에 관련서류를 제출했다.
 
이에 구마을 1구역은 서울시가 보완요청을 구에 내려 보내 다시 보완작업을 하고 있는 반면 2, 3구역은 이틀 전인 지난 15일 최종 접수돼 시가 심의·검토 중인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서울시는 구체적인 심의내용이나 일정은 확인해 주기를 거부했지만 대략 7월께는 결정되지 않겠냐는 뉘앙스를 풍겼다.
 
 ▲ 이곳은 경사가 급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곳곳에 있어 우스갯소리로 강남의 금싸라기 달동네로 불리기도 한다. ⓒ스카이데일리
 
총 1만7834평 규모, 1000여명 거주, 권리소유자 770명
 
임명진 강남구청 주택과 주임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구마을 2,3구역이 시에서 검토 중에 있지만 1구역은 보완요청으로 다시 작성해 전달할 예정이다”며 “마을 주민들도 대부분 재건축을 찬성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마을 1,2,3 구역은 각각 2만9532㎡(8933.4평), 1만4593㎡(4414.3평), 1만4833㎡(4486.9평)로 총 5만8958㎡ 규모다.
 
전체 평수만 약 1만7834평에 1000여명이 넘는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재건축 관련 권리 소유자는 약 770여명이다.
 
정비계획 수립안에 따르면 1구역은 8동으로 498가구(임대 53가구 포함)의 아파트가 건설될 예정이다.
 
2구역은 8동 270가구(임대 15가구), 3구역 역시 8동 257가구(임대 39가구)가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평수는 18평, 25평, 36평의 규모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 ⓒ스카이데일리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 현지 주민들 큰 기대
 
구마을은 이변이 없는 한 이른바 ‘신마을 아파트촌’으로 탈바꿈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주민들도 개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주민들의 반발도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시의 재건축지정이 최종 확정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근의 동양공인중개사사무소 이지신 대표는 “일부 대로변 상가지역 건물주들의 반발은 다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찬성하고 있어 재건축 지정이 확정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료:서울시
 ▲ 구마을 재건축 예정 지역
 
현지 주민들의 반응도 비교적 낙관적이다.
 
주민 최 모씨는 기자와 만나 “재건축 지역에 땅을 소유한 사람으로서 이곳에 대단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에 기대감이 많다”며 “모든 서류제출은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대에 저버리지 않는 결정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대치동 제2지구 재건축조합은 서울시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주민들도 재건축 막바지 승인 절차와 관련해 기대에 들뜬 분위기다.
 
주민 김 모씨는 “이곳에서 생활한지 25년이 넘었다. 오래된 집이라 새로 지으려고 했지만 도시정비계획 일환으로 재건축 예정지역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보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배연순 대치동 제2지구 재건축조합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축과 관련해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 왔다”며 “주민 80% 이상 동의를 얻은 내용을 전달했다. 조합이 할 일은 모두 마무리 지은 단계로 현재 시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재건축 이후 시세는 3.3㎡ 당 5000만원 전후 예상
 
이 지역은 전형적인 주택지역이기 때문에 상권이 형성되기 보다는 주민 편의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따라서 일부 상권도 대부분 지역 장사를 한다.
 
하지만 입지만큼은 최고로 평가된다. 인근에 강남 최고의 명문중 하나인 휘문고등학교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치동의 유명 학원들이 밀집돼 있어 전국 최고학군 지역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남 최고의 상권이자 유동인구가 많은 무역센터와 아셈타워 인근도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3.3㎡ 당 5500만원에서 거래가 된 적도 있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다만 현재는 부동산 침체로 인해 가격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 강남의 요충지라는 점에서 개발시 부동산값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다른 부동산의 관계자는 “이 지역의 시세는 현재 평당 4000~4500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최근 재건축과 관련해 대부분 관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매는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만일 재건축이 확정된다면 5000만원 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건축이 확정된다면 이 일대의 상권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녹지조성도 개발될 예정으로 있어 다른 지역에서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역은 지난해 2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의결하면서 개발 신호탄이 올랐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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