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주변 '도심속 신도심' 탈바꿈
주민들 '건물높이 완화' 요구로 난항 예상

서울시가 13일 수립, 발표한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은 도심내 낙후지역인 세운상가 일대에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를 건설해 이 지역을 '도심 속의 신도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시는 또 이 지역에 대규모 녹지축과 친수공간, 보행공간, 공연장 등 문화 인프라도 구축해 문화.예술과 관광의 '거점'으로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300만㎡ 규모 주상복합단지 개발 =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종로구 종로3가동과 중구 입정동 등 세운상가 주변의 43만8천585㎡ 규모다.

시는 이 지역에 대해 도시환경정비사업을 기반으로 주민 공동 사업도 추진, 총 6개 블록 단위로 복합용도의 개발을 실시함으로써 도시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를 위해 이 지역에 850%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 총면적 303만7천269㎡에 최고높이 122m 내외의 주상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시는 그러나 도심 공동화는 방지하되 과도한 주거화는 막기 위해 이 지역에 들어서는 건축물의 주거비율을 총면적의 30% 이상, 블록별 개발 총면적의 50%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구 내에는 총면적 303만7천269㎡ 가운데 주거용 149만6천526㎡, 업무용 92만3천593㎡, 상업용 50만891㎡, 문화공공시설 11만6천259㎡ 규모로 건물이 건립된다.

시는 지구 내 6개의 촉진구역 가운데 5개는 도시환경정비사업, 1개는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이들 구역별로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지난해 7월 재정비 촉진계획이 결정된 1단계 구간인 세운1구역 도시계획시설사업은 오는 11월 현대상가 철거를 목표로 협의 보상(보상률 98%) 등 사업을 추진중이다.

문화.예술.관광 거점으로 = 이 지역은 경제뿐 아니라 역사.문화와 예술, 관광의 거점으로도 육성된다.

시는 이를 위해 지구 내의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폭 90m, 길이 1㎞의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해 단기적으로 종묘와 남산간 녹지축을, 장기적으로는 북한산에서 관악산까지 녹지축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또 청계천 변에 공공공지를 확보해 녹지축과 연계한 친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종로 변의 건축물 높이를 기존 세운상가 높이인 약 55m 이하로 제한하고, 과거 임금이 종묘를 드나들던 어도축(御道軸)도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각 구역에는 광장과 남산을 바라볼 수 있는 폭 20m 이상의 보행공간을 조성하고, 종로변에는 2개층 높이의 필로티(기둥만 세우고 비워둔 공간)를 설치하는 등 보행자 중심의 공간도 확보된다.

시는 이 밖에 지구 내에 종합예술공연시설과 녹지축내 야외공연장 등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인근 충무로나 종묘, 인사동과 연계하고,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CPTED) 계획과 친환경 건축계획도 반영할 계획이다.

"8월 결정고시후 본격 추진"..주민 반발 예상 =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에 대해 종로구와 중구 등 해당 자치구에 주민공람, 의회 의견청취, 공청회 등 법정절차를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도심 속의 신도심'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 관련절차를 거쳐 8월 계획을 결정 고시한 뒤 구역별로 재정비촉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지역 주민 등이 그동안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고 녹지축 조성 비용도 주민들에게 전가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해온 점을 감안하면 시의 사업 추진에 난항도 예상된다.

중구는 2006년 정동일 구청장 취임 이후 "서울 도심에 초고층 건물을 지을 것"이라며 이 지역에 220층(960m)짜리 건물을 짓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또 중구 주민 11명은 지난해 12월 구민 등 15만6천명이 서명한 '도심부 높이 제한 해제 요청서'를 전달하고, 중구에는 도시계획 절차인 공람 공고를 거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도심인 용산이 상업지역으로 상향되고, 건물 높이가 620m로 개발계획이 수립되고 있는데 비해 세운지구에 대해서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 "90m에 이르는 녹지축 조성비용도 주민에게 모두 부담시키고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Posted by 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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